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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양발에 쇳덩이 찬 상태다”…새해부터 한숨 섞인 전망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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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01-23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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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과도한 정치 비용에

잠재성장률 지속 하락해


美정부 반사이익 받으면

성장률 전망치 오를수도


외환시장보다 내수 초점둬야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니어재단 ‘2025년 신년경제포럼’에서 정덕구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선 정치 리스크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추가 금리 인하를 비롯한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충우 기자]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니어재단 ‘2025년 신년경제포럼’에서 “한국 경제는 양발에 정치비용이라는 무거운 쇳덩이를 끌며 여기까지 왔다”며 “과도한 정치비용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현 시국에서도 정치인들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올해 한국 경제는 현존하는 정치 리스크를 어떻게 헤징(hedging·위험 회피)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정 이사장은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지목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서 기회를 찾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조업 회복은 미국을 위대하게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한국 외에는 미국과 협력할 만한 나라가 사실상 없다”고 했다.


포럼 발표자로 나선 박석길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낮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주요국과의 무역 갈등을 반영한 수치”라며 “이를 뒤집어 말하면 한국이 트럼프 정부의 타깃(공격 대상)이 되지 않거나, (제조업 육성 등) 정책 기조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경우 개선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이달 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3%로 제시한 바 있다. 국내외 전 기관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니어재단 신년포럼 [이충우 기자]


한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조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스타트업들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이게 일본과 유럽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은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마크 저커버그 같은 튀는 얼간이(loonshot)들이 대박을 내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생산성 혁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매그니피센트7 기업 창업자 중 4명이 대학을 중퇴했다고 소개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천명한 보호무역 조치가 현실화해 미국 시장의 벽이 높아질수록 저가 제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고, 제3국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악재가 집중되는 상반기 수출이 특히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 자원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보는 또 “현재 진행 중인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제3자 컨설팅이 마무리되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설비 폐쇄 등으로 지역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우 석화산단에 대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과도하다”며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고, (1조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순대외금융자산을 둔 나라를 두고 돈을 떼일까 걱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 경제 요소에 대한) 중요도를 두고 가중평가를 해 정책을 해야 할 텐데, 현 상황에서는 외환시장보다 내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그 근거로 “한미 간 2%포인트 금리차가 상당 기간 지속됐고 현재는 1.5%포인트 차이”라며 “2%포인트로 금리차 폭이 확장됐을 때 대규모 자본 유출이 있지 않았고, 1.5%포인트 차로 줄었다고 자본이 유입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모두 네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본다”며 “최소한 (2%대 중반 수준인) 중립금리 중간값 하단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의 일방 독주 상황과 관련해서는 일시적 추세가 아닌 구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예외적 독주는 세계 투자금이 몰리고, 혁신기업 등장에 따른 생산성 증대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경제가 하방 상황으로 가더라도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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