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위협에도 한국 증시는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이 두 달 가량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게 크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6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17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기준 전일 대비 0.71% 오른 2609.32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가 장중 26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4개월 여 만이다. 코스닥도 0.97% 오르면서 760선을 웃돌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월 1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에도 국내 증시만 하락하면서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대량 유입된 영향이 크다.
국내 시장 ‘큰 손’인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3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밀어올린 것도 증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11년 연기금에 세웠던 최장 순매수 기록을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당시 11월 10일부터 12월 22월까지 32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다만, 환율이 1430원을 넘어가는 등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외국인들은 여전히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만 1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협상용’으로 그칠 것이라는 분석에 한국 증시도 힘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안이 다소 해결 된 것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부터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던 불안 심리와 경계감이 다소 해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 국내 정치 불안 해소 여부가 2700선 달성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