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성당 소강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북한이 열리면(개방되면) 가장 먼저 들어가는 국제기구는 IMF(국제통화기금)가 될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강대에서 열린 멘토링 프로그램 ‘생각의창’ 행사에서 한 말이다. 북한 사회가 개방되면 국제 원조를 받아야 하는데, 국제기구의 회원이 되지 못하면 원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국제기구의 회원이 될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관이 IMF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또 중산층을 살릴 방법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는 집값과 먹거리, 옷값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비싸다”면서 “기본적인 것이 적당한 가격이 되어야 하는 만큼 집값 잡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로제의 ‘아파트’가 뜨는데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나의 국제기구 경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화폐는 민간이 컨트롤 하면 위험이 많다”면서 “화폐 가치는 공신력이 있어야 하고, 중앙은행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유럽이 도입한 이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먼저 했다가는 시스템이 다 바뀔 수 있다”면서 “세계적인 상황을 보고 도입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와 관련한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나의 국제기구 경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또 성장률과 관련해 “전 세계가 다 안 좋은데, 우리만 좋을 수 있나”면서 “전 세계 다 좋은데 우리만 나쁘면 똑같은 2%더라도, 전 세계 4~5%일 때 2%면 낮은 것이고 0%일 때 우리가 2%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성장률이 2%가 좀 넘는데 자영업자가 어렵고 경제가 어렵다”면서도 “어려운 건 사실인데 이럴 때 통화정책 할 때 어렵다는 것만 강조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그 어려움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성당 소강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강대 멘토링 센터인 ‘생각의창’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하버드대를 포함한 미국 대학의 멘토링 시스템을 접한 뒤 서강대에 개설한 멘토링 센터다.
이 센터는 박 전 장관의 모친상과 시모상에서 모은 부조금과 뜻을 같이하는 70명의 창립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억5000만원의 기금으로 설립됐다.
최승욱 기자(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