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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트럼프·머스크 만난 후 '알리바바 합작'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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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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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귀국 나흘만에 이사회 열어 합작법인 설립 결의 단행

G마켓-알리바바코리아 플랫폼은 이후에도 각각 독립 운영

'아픈손가락' G마켓, 협업 시너지 통해 적자 벗어날지 '주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미국 방문 후 나흘만에 발표한 알리바바와의 합작투자는 이커머스 시장에 작지 않은 파고를 일으킬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차기 정부의 핵심역할을 맡을 일론 머스크까지 만나며 존재감을 끌어올린 정 회장이 꺼내든 첫번째 카드가 이커머스 장악력 제고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은 크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도 오프라인에 무게중심을 둔 그동안의 전략적 행보에서 전환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SNS에 올린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 사진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26일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공동 경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등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소비자 몰입 효과를 노리던 스탠스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신세계로서는 SSG닷컴과 G마켓, 옥션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여럿 갖추고 있긴 하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는 물론 알리익스프레스 등에 한참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수한 이후 적자상태에 놓인 G마켓을 글로벌 경쟁력에서 입증받은 알리바바와 협업하는 구도를 만들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내놨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지난 16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6일 간 체류하다 지난 22일 귀국한 이후 내놓은 첫번째 작품이라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방미 일정에서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하며 다양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회동하며 머스크측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관련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이 강력한 친정 체제를 구축하고 오프라인의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지 1년여만에 터닝포인트를 이커머스 경쟁력 확보로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보다 가까이서 읽은 영향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바바라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의 노하우와 시장 장악력을 활용해 정용진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는 G마켓이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도약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신세계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우선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에 나선다. 양사의 출자 비율은 5대 5로 동등하며,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2025년 3월에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 이름은 그랜드오푸스홀딩스(주)다. 이 회사에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단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G마켓으로서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신세계그룹으로서도 오프라인과 함께 미래 성장 주무대인 이커머스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 날개 달고 이커머스 질주할까



앞서 신세계는 2021년 6월 지마켓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 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인수 금액으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G마켓 사옥 전경. [사진=G마켓]



'유통 공룡'을 주인으로 맞이한 G마켓은 네이버,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업계 3강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신세계의 전략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인수 첫해인 2021년 43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22년 655억원, 2023년 3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에도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정 회장은 G마켓을 살리기 위한 구원 투수로 지난 6월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하며 전략적 합작법인 설립의 군불을 땠다. 정 대표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고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거쳐 쿠팡 재무 임원으로도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에 알리바바와 합작 법인을 세우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합작투자 계약을 통해 G마켓과 거래하고 있는 60여만 셀러가 국내 우수 상품을 중국,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G마켓은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알리바바 역시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좋은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 강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양사 합작 법인 설립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신세계의 국내 유통 노하우와 알리바바의 자금력, 해외 경쟁력이 합쳐지면 쿠팡-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다자구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따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구독료 인상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지가 여러 개 있는 게 좋다"며 "소비자들은 시장이 경쟁적일 때 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셀러들 역시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진출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에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 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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