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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북 대신 ‘이 앱’ 썼다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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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15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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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모바일 앱 순위



스마트폰을 종일 쥐고 사는 시대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많이 사용했는지만 들여다봐도 한 해 전체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을 정도다.


매경이코노미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와 손잡고 올 한 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을 분석해봤다. 올해 11월 기준 월간 순 사용자 수(MAU)가 많은 앱은 어떤 것이었는지, 또 전년 동기 대비 사용자가 많이 늘어난 앱은 무엇이었는지를 찾았다. 분석은 모바일인덱스 기준 ‘사용자 수 상위 200위권 앱’을 대상으로 했다. 전화·사진첩·시계·캘린더·계산기 같은 기본 앱은 제외했다.


1~50위까지 어떤 앱 있을까


카카오톡 꺾고 ‘유튜브’ 새 1위로


명실공히 ‘유튜브’ 시대다. 지난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순위 2위였던 유튜브는 기존 1위 카카오톡을 밀어내고 새로운 선두 자리에 올랐다. 올해 사용자 수는 약 4635만명으로 전년 대비 124만명 가까이 늘었다. 각각 12만명·73만명 증가에 그친 카카오톡(2위)과 네이버(3위)를 앞섰다.


유튜브 한 달 총 사용 시간 역시 17억6043만시간에서 올해 19억705만시간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톡은 2446만시간, 네이버는 2286만시간 줄었다. 그만큼 유튜브와 다른 앱에 러닝타임을 빼앗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검색 앱인 ‘구글 크롬(4위)’과 ‘구글(5위)’에 이어 올해 멤버십 요금 인상 이슈가 있었던 ‘쿠팡’이 6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사용자 수를 216만명 늘리며 전체 3000만명 돌파에 성공했다. 네이버지도·삼성 인터넷·인스타그램·배달의민족까지 여타 10위권에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11~20위에선 토스·당근·카카오뱅크가 한 단계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토스는 전년 대비 208만명, 당근은 75만명, 카카오뱅크는 124만명 늘었다. 지난해 11위였던 밴드는 같은 기간 125만명 줄며 순위가 13위까지 떨어졌다. 넷플릭스도 ‘비상’이다. 지난해보다 111만명 감소한 1160만명을 기록, 순위가 20위 밖으로 밀렸다.


100위권 내에서 순위를 가장 많이 끌어올린 앱은 ‘틱톡 라이트’와 ‘스레드(Threads)’다. 틱톡 라이트는 기존 틱톡 대비 단순한 앱 환경을 제공, 여기에 리워드 서비스를 추가 도입해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426만명을 끌어모으며 신규 77위에 랭크됐다.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 역시 올해만 이용자가 300만명 가까이 늘며 183위에서 76위까지 점프했다.


이 밖에도 순위를 올린 앱이 여럿이다. 지난해 64위에서 올해 전체 27위까지 수직 상승한 ‘쿠팡이츠’를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55위 → 38위), 티빙(60위 → 40위), 올리브영(69위 → 54위), 테무(120위 → 58위), 업비트(96위 → 70위) 등이다.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던 유통 부문 앱 중에선 우리동네GS(119위 → 84위), 포켓CU(176위 → 170위) 등 편의점 정도만 체면치레를 했다. 유동성 사태를 촉발하며 전국을 혼란에 빠뜨린 티몬과 위메프는 올해 200위 순위표에서 사라졌다.


2024 ‘모바일 앱 7대 트렌드’


1. 토종 앱 울상…이제 ‘구글 천하’


유튜브·구글·유튜브뮤직 사용자↑


2024년 한국 모바일 생태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구글의 약진’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구글 크롬, 구글, 유튜브뮤직 앱 모두 ‘전년 대비 사용자 수 증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카카오, 멜론 등 토종 앱이 부진한 틈을 타 구글 계열 서비스가 사용자를 대거 끌어모았다. 심지어 구글 지도 앱 이용도 크게 늘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2024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에 등극했다. 앱 사용자 지표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후 카카오톡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며 사용자 수 1위를 꾸준히 지켰던 카카오톡은 최근 경쟁 앱 등장과 함께 사용자 수가 정체됐다. 1020세대는 ‘인스타그램 DM’을 주 메신저로 활용하고 정보 사찰 등에 민감한 3040세대는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으로 갈아탔다. 반면 유튜브는 TV는 물론, 네이버 검색 시장까지 잠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웹 브라우저 ‘구글 크롬’과 ‘구글’ 앱의 진격도 두드러졌다. 구글 앱은 모든 앱을 통틀어 2023년 대비 2024년 사용자 증가폭이 가장 큰 앱이다. 전년 대비 사용자가 592만명이나 늘었다. 구글 크롬 역시 같은 기간 241만명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두 앱 MAU를 더하면 네이버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음악 스트리밍에서는, 유튜브뮤직이 국내 1위 앱 ‘멜론’을 제쳤다. 유튜브뮤직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중 음원만 추출해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독하면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멜론 사용자가 22만명 줄어드는 동안 유튜브뮤직은 70만명 가까이 늘며 순위 바꿈을 했다.


2. 티메프 이후 커머스 지각변동


C커머스 약진…G마켓·요기요 ‘울상’


올 한 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는 전에 없던 변화의 물결이 들이닥쳤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는 신뢰도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신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가 덩치를 크게 키웠다.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올 한 해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 각각 6위·15위에 랭크됐다. 사용자 수는 아직 11번가(약 923만명)에 못 미치기는 하지만, 11번가 전년 대비 사용자 수가 1만명 줄어든 탓에 이제는 가시권에 놓였다는 평가다.


다른 국내 커머스 앱도 상황은 비슷하다. G마켓은 전년 대비 83만명 줄어들며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론 테무에도 총 사용자 순위가 밀렸다. 옥션도 전년 대비 31만명, 컬리는 7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공동 구매’ 트렌드에 힘입어 선전했던 커머스 플랫폼 ‘올웨이즈’는 지난해 340만명에서 213만명까지 쪼그라들며 한숨이 깊어졌다.


배달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사용자 수를 기록한 가운데 쿠팡이츠가 웃고 요기요가 울었다. 쿠팡이츠는 올해 사용자 수가 384만명 증가했다. 분석 대상 200개 앱 중 전체 4위에 해당하는 증가폭이다. 요기요(-145만명)는 정반대 상황이다. 카카오스토리(-206만명), 페이스북(-151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자 수 감소폭이 큰 앱이 됐다.


3. SNS 앱, 대세는 ‘텍스트’


페북 저물고 ‘X·스레드’ 인기


SNS 생태계에 ‘텍스트힙’ 열풍이 분다.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세련됐다는 뜻의 영단어 힙(hip)의 합성어다. 글을 읽고 쓰는 행위 자체에서 ‘멋짐’을 느끼는 젊은 세대 트렌드다. 영국과 미국 1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것이 올해에는 국내에도 본격 상륙한 모습이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SNS ‘스레드’와 ‘X(전 트위터)’의 이용자 증가세를 보면 알기 쉽다. 스레드는 전년 대비 올해 MAU가 321만명 증가했다. 전체 앱 중 5위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내놓은 신규 SNS로, 사진과 영상이 주를 이루는 기존 SNS와 달리 글에 중점을 뒀다. 텍스트만으로 소통하는 ‘X’ 모델을 이식했다.


텍스트 SNS 원조 ‘X’도 선전했다. X는 2023년 MAU가 598만명에 그쳤지만, 2024년 648만명대로 회복에 성공했다.


인스타그램과 X, 그리고 스레드를 제외한 다른 SNS는 힘을 쓰지 못했다. SNS 붐을 일으킨 페이스북은 2024년 MAU가 857만명으로 줄며 1000만명대가 붕괴됐다. 국내 SNS 명맥을 유지 중인 카카오스토리는 2023년 대비 2024년 사용자 수가 205만명이나 감소하며 무너졌다.


4. K-OTT 뜨고, 영화관은 지고


넷플릭스·디즈니+, 100만명씩 급감


한국 콘텐츠 업계는 희비가 갈린 한 해였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외산 OTT에 고전하던 국내 OTT는 히트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반격에 성공했다.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은 해외 업체 트위치가 철수한 시장을 ‘숲(Soop·전 아프리카TV)’과 ‘치지직’이 양분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질주하는 OTT·스트리밍 업계와 달리 영화 산업은 붕괴 직전이다. 젊은 세대가 영화관에 발길을 끊으면서 CGV·롯데시네마 앱 모두 사용량이 줄었다.


티빙과 쿠팡플레이 각각 2024년 MAU가 전년 대비 각각 181만명, 80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110만명), 디즈니플러스(-101만명) 등 해외 OTT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K-OTT 선전 배경에는 ‘스포츠’가 자리한다. 시청자 충성도가 높아 꾸준한 시청률을 보장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면서 앱 덩치를 키웠다.


티빙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내며 MAU가 급등했다. 초반에는 방송사고를 일으키며 강한 비판을 받았지만, 5월 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시장에 안착했다.


쿠팡플레이는 MLB 서울시리즈, K리그·F1 중계, 해외 축구팀 초청 경기 등 콘텐츠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는 네이버 1인 방송 서비스 ‘치지직’ 선전이 눈에 띈다. 망 사용료 이슈로 해외 서비스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기존 강자인 숲과 시장을 양분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7만명에 그쳤던 치지직 MAU는 2024년 242만명으로 폭등했다. 기존 트위치 시청자층을 제대로 흡수했다는 평가다. 라이벌인 숲 역시 같은 기간 MAU가 222만명에서 240만명으로 증가, 치지직과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선전하는 다른 콘텐츠 업체와 달리 영화계는 부진을 거듭했다. 대작 부진, 푯값 상승으로 관객이 영화관을 외면하면서, 영화관 예매 앱 사용량은 크게 줄었다. CGV 앱은 2023년 대비 2024년 사용자 수가 10만명이 넘게 감소했고, 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다른 영화관 앱은 2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사용량이 적다.


5. 일상 들어온 AI 앱


챗GPT, 10대 이용자 급증


챗GPT를 비롯한 AI 앱이 국내 모바일 시장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AI는 더 이상 머나먼 이야기가 아닌 일상에서 즐기는 기술이 됐다.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앱은 챗GPT다. 2023년 이용자 수가 39만명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257만명으로 급증했다. 10대 이하 사용자가 71만명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국내 앱 중에서는 SK텔레콤이 개발한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이 약진했다. 요약·번역 등 간단한 AI뿐 아니라 ‘통화 녹음’ 기능을 제공해 기존에 불편을 겪었던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었다. 에이닷 사용자 수는 2023년 121만명에서 2024년 238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네이버 AI 통번역


앱 ‘파파고’ 역시 전년 대비 이용자 수가 84만명 증가했다.


상위 200위권에는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후발 AI 앱도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AI 검색 플랫폼 ‘뤼튼’ 이용자는 2024년 6월 기준 24만명에서 11월 77만명까지, 3배 이상 뛰었다. AI 검색부터 보고서 작성, PPT 초안 제작 등 일상과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서비스도 하반기 이용자 29만명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6. 고물가 시대 ‘불황 소비’


여행·골프 ‘흐림’ 당근·다이소 ‘맑음’


올 한 해 계속되는 ‘불황’ 여파가 모바일 앱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여행·골프 등 레저 활동 기반 앱 이용자 수는 급락했다. 반면 중고 거래, 초저가 브랜드 앱은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모텔·호텔·항공권 특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고다’는 전년 대비 사용자 수가 117만명 감소했다. 이용자 감소폭이 전체 7번째로 크다. 야놀자는 10만명, 여기어때는 15만명 줄었다. 골프장 예약 검색 등을 서비스하는 ‘골프존’ 이용자는 올해에만 19만명 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200위권 내 안착에 실패했다.


5000원 이하 균일가 생활용품을 파는 ‘다이소몰’ 이용자는 급증했다. 지난해 사용자 97만명에서 올해 228만명까지 늘어나며 주요 커머스 채널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이 밖에 전년 대비 MAU가 59만명 늘어난 멤버십 앱 ‘메가MGC커피’ 순위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40만명 늘어난 커피 1등 앱 스타벅스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7. 대세가 된 ‘코인 투자’


업비트·빗썸 급증…증권은 ‘뚝’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대가 열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자산(코인) 투자 열기가 뜨겁다. 모바일 투자 패러다임도 주식에서 코인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국내 코인 거래소 1위 업비트(330만명 → 463만명)와 2위 빗썸(102만명 → 224만명) 모두 이용자가 100만명 넘게 증가했다. 업비트와 원화 계좌가 연결된 케이뱅크(304만명 → 446만명) 역시 비슷한 기울기로 우상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업비트는 10대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20~60대 이상)에서 ‘사용자 상위 100위권’ 내에 자리하며 국민 투자 앱이 됐다.


반면 주식 투자 앱은 종합 금융 앱 ‘토스’를 제외하면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1위 앱 키움증권 ‘영웅문S(257만명)’는 업비트는 물론 빗썸에도 순위 위협을 당할 정도다. 키움증권 상황은 나은 편이다. 삼성증권 ‘mPOP(-2000명)’, NH투자증권 ‘나무증권(-4만6000명)’, KB증권 ‘마블(-6만8000명)’, 미래에셋증권 ‘M-STOCK(-12만7000명)’ 등 증권 앱은 전년 대비 사용자가 오히려 줄었다. 국내 주식 투자는 코인에 밀리고, 미국 주식 투자 수요는 토스에 빼앗기며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0호 (2024.12.25~2024.12.31일자) 기사입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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