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달간 신규 상장 53개…컬래버 마케팅 효과 '톡톡'

업비트 제재 반사 이익 기대…"서비스 개선·안정성 제공 만전"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위 빗썸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며 업계 1위 탈환을 목표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4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중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은 71.11%다. 이는 지난해 말(78.4%) 대비 7.29% 하락한 수치다. 반면 이날 기준 빗썸의 시장점유율은 25.90%로 지난해 말(19.4%)과 비교해 6.50% 높아졌다. 양사 간의 격차는 45.21%다. 

아직 두 거래소 간 격차에는 차이가 크지만, 최근 고객 수 추이를 보면 빗썸의 상승세는 업비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 하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5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0월 대비 11~12월 월평균 가입자 수에서 빗썸(6.6배)은 업비트(3.8배)를 앞섰다. 

특히 미국 대선 전후인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월간 사용자 수를 보면 빗썸이 업비트를 압도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10월(341만명)부터 12월(499만명) 사이 월간 사용자 수가 46%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빗썸은 10월(122만명) 대비 12월(291만명) 사용자 수가 139% 급증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 2014년 출범 이래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의 중심으로 활약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배 구조 등 각종 문제로 홍역을 겪은 뒤 결국 2020년 케이뱅크와 손잡은 업비트에 점유율을 빼앗기면서 2위 자리로 한 계단 내려온 상태다.

그럼에도 빗썸이 최근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신규 상장 수를 급격하게 늘린 영향이 크다. 빗썸은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많은 23개의 신규 코인(애니메코인·비토르 토큰·에어로드롬 파이낸스 등)을 원화마켓에 상장시켰다. 

기간을 넓혀봐도 빗썸의 신규 상장은 눈에 띈다. 빗썸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동안 53개의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이는 업비트(9개)보다 6배 가까이 많은 개수다.

다양한 분야·업종의 회사들과 제휴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신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빗썸은 ▲Deep Oil(딥오일) ▲Mr.Life(미스터라이프) ▲처음 등 3종의 신한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7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오는 3월까지 에버랜드와 함께 '에버랜드 종일권 55%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며, 창립 11주년을 맞아 이마트24와 이번 한 달 동안 총 110억원의 혜택을 랜덤 쿠폰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빗썸은 오는 3월부터 제휴 은행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며 20~30세대 집중 공략에 나선다.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은 농협은행 대신 젊은 고객층이 많은 편에 속하는 국민은행과 손잡고 이용자 유입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업계 1위인 업비트가 일부영업정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빗썸에게는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비트는 고객확인제도 위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내일(5일) 당국 2차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가 최종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제재가 확정될 경우 업비트는 최장 6개월 동안 신규 고객 영업을 제한 받는다.

빗썸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점유율 상승을 통해 수수료 수익률이 개선되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진행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거래소 서비스 개선과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뉴스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