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시장에서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좀처럼 끝날 줄 모르는 트럼프 리스크에 반도체주와 방산주가 연달아 휘청거리며 또다시 코스피 2,40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속 2회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마저 경기둔화 경고에 묻혀버리며 하락 장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깰 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것이 반증된 것으로 시장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국내 증시가 이처럼 하락폭이 큰 것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간 반도체법 등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정부효율부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 반도체주가 된서리를 맞았다.
외국인들도 시장을 떠나고 있다. 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25~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7185억원을 순매도하며 연속 순매도 기록을 14주로 늘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산타랠리에 올라타지 못할 가능성에 이어 본격적인 경기 둔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예상과 달리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배경으로서 경기 둔화 우려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2일에는 한국 11월 수출입 지표가, 3일에는 역시 우리나라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의 11월 수치가 각각 공개되지만 부진한 흐름을 반전시킬 계기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지난달 27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내년 한국 수출 증가율이 1.8%로 올해 8.4%에 비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11월 수출은 예상보다 빠른 둔화가 우려된다”며 “수출 증가율의 빠른 하락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4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근거가 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에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수출 둔화 가속화의 불안감도 존재하는 만큼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의미 있는 반등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 보인다”며 “내년 1분기까지 지수의 부진한 흐름이 우위인 상황에서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출처 : 더퍼블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