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주목하는 이들은 가상업계 관계자들이다. 선거를 목전에 앞두고 가상자산의 대표명사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일주일 만에 13%이상 치솟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은 일단 가상 자산 자체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 온 공화당 측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관심이 큰 듯하다.
트럼프 후보 역시 이런 관심을 의식하듯 “미국을 비트코인의 수도로 만들겠다” “임기 첫날 개리 갠슬러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을 해고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공약을 쏟아놓았다.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온 민주당의 카멜라 해리스 후보도 최근엔 “AI와 디지털 자산과 같은 혁신 기술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누가 되든 가상자산 분야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 내 가상자산 정책 결정이 영토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참여자들은 5월 22일 미국 하원이 의결한 FIT21(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라는 가상자산 규제법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미국 내 최초의 가상자산 규제법이 된다.
아직 상원을 통과해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하원에서의 의결과정만 보더라도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법안은 찬성 279, 반대 136표로 의결됐다. 민주당 하원의원 204명 중 71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전통적으로,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결과다. 정당을 초월하여 가상자산의 존재를 제도권 내에서 인정하고 명확히 규율해야 한다는 점에 ‘초당적 지지’를 보낸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위 법은 한마디로 ‘미국 연방정부 가산자산 규제의 명확성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규제 권한을 상품선물위원회(CFTC)와 SEC에 나누어주고 각각 다른 관할을 인정한다. CFTC는 블록체인 기능을 갖추고 탈(脫) 중앙화 요건까지 구비한 디지털 자산은 ‘상품(commodity)’으로 아우르고 규제하나, SEC는 블록체인 기능만 있는 디지털자산을 ‘증권(security)’으로 규제한다.
가상자산 발행인들은 자신들이 발행한 자산이 탈중앙화 요건을 갖춰 ‘상품’으로 인정받기를 선호한다. 그렇게 되면 증권성 판단기준인 ‘하위테스트(Howey Test)’를 내세워 막대한 규제의 날을 휘두르는 SEC의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FIT21을 “SEC에게서 가상자산을 해방시킬 수 있는 법안”이라고 평가하며 이에 초당적 지지를 보낸 하원에 큰 박수를 보냈다.
FIT21의 최종 입법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상원 소관 상임위원회 심의와 전체회의 심의, 대통령 서명이 그것이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 47석, 공화당 49석이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버몬트주) 등 무소속 4명이 민주당과 대체로 뜻을 같이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11월 5일 대선과 함께 상원의원 선거도 치러질 예정인데, 최근 미국 여론조사 기관 및 주요 매체들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눈앞에 놓인 FIT21의 입법 확정을 위해서라도 가상자산 관계자들은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의회의 기념비적 결의는 한 가지 더 있다. 5월 16일 상원이 ‘SAB(Staff Accounting Bulletin Number) 121’을 무효화하는 공동결의안을 찬성 60, 반대 38표로 통과시킨 것이다. SAB 121은 SEC가 주도한 회계지침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은행이 대차대조표상 이를 ‘부채’로 나타내도록 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가상자산 업계에선 SAB 121을 사실상 은행의 가상자산 보유를 막는 지침으로 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상원 투표로 직전 2년간 위세를 떨친 SBA 121가 무효가 된 것이다. 6월 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위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위 법안을 무효화하는 결의안이 초당적 지지를 얻었던 만큼 11월 5일 대선 결과에 따라 재추진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결과는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SEC와 당사자인 사업자 간 소송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지난 10월 SEC가 리플 코인 발행사인 리플랩스를 상대로 항소한 사건을 들 수 있다. 항소심 자체가 2027년까지 늘어질 수 있어 시장 관계자들의 우려가 크다. SEC는 리플 외에도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크라켄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SEC의 규제 태도가 명확해지면 이 소송들에서 일제히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 세계의 가상자산 산업계와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가상자산 규제”를 염원한다. 11월 미국 대선은 예측 가능성을 한층 강화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거라고 지지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기동 대표변호사(법무법인 로백스)
출처: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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