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보다 작은 전용 59㎡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전용 59㎡ 평형이 과거보다 공간이 넓게 지어지자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싼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국민평형이라는 이름을 전용 59㎡가 차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진행된 1순위 청약 가운데 전용 59㎡ 이하의 경쟁률이 33.1대 1로 집계됐다. 최고 경쟁률은 지난 2월 청약이 진행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전용 59㎡A였다. 1가구 모집에 3574명이 몰렸다.

세부적으로 전용 59㎡의 경쟁률은 23.08대 1이었고 전용 49㎡ 이하 소형 세대의 경우 39.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경쟁률은 10.8대 1로 조사됐다. 전용 85㎡를 넘는 대형 평형의 경우 경쟁률이 7.72대 1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분양가가 치솟으며 아파트 가격이 계속 비싸지자 소형 평형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424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10억원 미만 아파트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수도권의 3.3㎡당 분양가도 2792만7000원으로 전월보다 1.7% 상승했다.

더불어 최근 신축아파트 소형 평수의 공간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인기몰이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4베이 판상형 구조가 전용 84㎡에만 적용됐다면 이제는 59㎡에도 적용되고 있다. 또 드레스룸, 다용도실 등 다양한 수납공간도 전용 59㎡에 추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후분양으로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59㎡A·C타입의 경우 4베이 판상형으로 지어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이를 한 명만 낳아 기르거나 아예 낳지 않는 가정이 많아지며 전용 84㎡만 고집하는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국민평형의 기준이 전용 59㎡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용 49㎡ 이하 소형 세대 또한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동구의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전용 45㎡엔 47가구 모집에 8824명이 몰렸다. 방 2개 화장실 1개 구조로 1990년대 지어진 구축아파트 전용 59㎡와 실제 내부 공간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