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드랍 게시판 TOP5

경제 게시판
경제
30조 ‘세수 펑크’… 기금으로 또 돌려막는다
50
내일은없다
2시간전
조회수 1
추천 0

최대 16조원 끌어다 쓸 듯

그래픽=김하경·Midjourney


정부가 30조원 가까운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외환 방파제’로 불리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포함한 각종 기금에서 최대 16조원을 갖다 쓰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원대 세수 결손이 발생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외평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외평기금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대선, 중동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쌓아둔 비상금을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세수 예측에 실패한 근본적 원인을 반성하지 않고, 손쉬운 ‘미봉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책에도 올해 말 나라 살림 적자 폭은 91조6000억원(관리재정수지 기준)으로 전망된다. 일단 정부는 올해 국채 발행을 더 늘리지 않겠다고 하고는 있지만,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올해 말 나랏빚도 당초 정부가 전망한 1195조8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


그래픽=김하경


올해도 외평기금 동원


28일 기획재정부는 29조6000억원의 올해 세수 결손분을 4조~6조원 규모 외평기금 등으로 메우는 내용을 포함한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쌓아둔 여윳돈이다. 정부는 외평기금뿐 아니라 청약통장 납입금 등으로 조성된 주택도시기금 2조~3조원, 기금 등의 여유 자금을 관리하고 국채 발행·상환에 사용되는 공공자금관리기금 4조원 등 모두 14조~16조원을 투입해 세수 부족분을 메울 계획이다. 또 국세의 일부를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으로 보내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6조5000억원을 올해 집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감액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또 올해 예정된 총지출 656조6000억원 가운데 7조~9조원쯤은 실제 사용되지 않아 불용(不用) 처리될 것이라고 봤다. 이런 식으로 하면 3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 결손이 생겨도 나라 살림 수지는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픽=김하경


말 바꾼 재정 당국


정부는 56조4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작년에도 19조원의 외평기금을 동원, 학계와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외평기금과 관련해서 20% 범위에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는 것을 현재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외평기금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같은 강(强)달러(원화 약세) 상황에선 외환 당국이 원화 가치를 방어하려 달러로 원화를 사들이기 때문에, 외평기금 가운데 원화 자금은 넉넉한 편”이라며 “환율 안정 기능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작년 말 기준 외평기금 자산이 274조원에 달하는 점을 들며 “4조~6조원가량을 쓰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 “미봉책만 반복”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감세 기조 등 근본적인 문제엔 눈을 감고, 손쉬운 임시 방편책만 쓰려 한다”고 지적한다. 현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고 있고, 유류세 인하도 2021년 11월부터 약 3년째 유지 중이다. 기재부는 금투세가 백지화되면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덜 걷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분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미 13조원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정 상황이 안 좋은데 유류세 인하를 3년 동안이나 유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가 우리나라 경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세수 부족이 반복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올해 법인세는 1~9월 누적으로 기재부 예상보다 23조8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작년 삼성전자 영업이익(개별 기준)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대기업 실적이 곤두박질한 여파인데, 정부가 이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올 3분기(7~9월) 0.1%에 불과했던 성장률을 정부가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예측이 수십조 원 규모로 어긋났다면, ‘예측 실패’를 솔직하게 자인하고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며 “이런 정공법을 피하고 정부 관할의 기금 돈을 편의대로 끌어 쓰는 것은 명백한 편법”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국가 채무를 늘리면 미래 세대 부담이 가중되고, 대외 신인도가 악화된다”며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순완 기자 soon@chosun.com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게시물과 관련없는 정치댓글 작성시 강력제재 이용정지 처리합니다.
익스체인지 플러스(explus.co.kr, 익플)는 사이트 내 모든 암호화폐 가격 및 투자 관련 정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자산 투자는 전적으로 스스로의 책임이므로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익스체인지 플러스(explus.co.kr, 익플)는 사이트 내 모든 암호화폐 가격 및 투자 관련 정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자산 투자는 전적으로 스스로의 책임이므로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29번길 10, 3층 (역삼동, 정안빌딩) | 퓨처스엔터테인먼트(주) | 박희성 | 270-88-03055
logo_black© 2024 익스체인지 플러스 - 익플,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