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공행진을 이어온 방산업종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 4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러시아 파병,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미국 대선 수혜 기대감 등으로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195.82%, 현대로템이 142.48% 각각 상승했다. LIG넥스원은 90.04%, 한국항공우주는 15.60% 각각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방산주를 집중 매수, 주가를 견인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7709억원, 현대로템을 6185억원, 한국항공우주를 4144억원, LIG넥스원을 3654억원 순매수했다.
모두 코스피 업종 중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위, 현대로템이 13위, 한국항공우주가 19위, LIG넥스원이 22위였다.
대선을 한 달 앞둔 이달 초부터는 방산주 매수세가 더욱 집중됐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2810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코스피 종목 2위다.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무기 수요 확대로 국내 방산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방산 4사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올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1680억원, 현대로템 4405억원, 한국항공우주 2926억원, LIG넥스원 2444억원으로, 합산 2조1455억원 수준이다.
미 대선에서 경합 중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국비 확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5억 달러 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중동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 지지,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강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 권고 등 '종전 3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와 타협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며 러시아가 협상을 거부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지원이 증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승리를 전제로 조기 종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전세계적 군비 증가로 방위산업의 수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S투자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각국은 내부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글로벌 국방관련 비용 증가로 방위산업 수혜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츠증권 이지호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군 현대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미국에게 대만 무장화 중단을 요구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대만-중국 긴장감 고조, 영향권인 동남아시아 전반의 무기수요 가속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기존 선호 업종인 조선, 방산, 전력기기, 헬스케어, 인터넷·게임은 상·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레드웨이브(공화당 승리) 시나리오에서는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기기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박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