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X(옛 트위터)에서 미국 공화당 관련 계정이 민주당보다 훨씬 더 많은 팔로워 증가 수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일론 머스크의 X에서 공화당은 화제가 되고 민주당은 사라진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머스크가 X를 소유한 뒤 플랫폼에 나타난 정치적 변화를 분석했다.
WP는 공화당과 민주당 관련 계정 각 50개에 약 15개월 동안(2023년 7월1일~2024년 10월23일) 올라온 게시글 약 15만개를 조사했다. 계정 선정 기준은 지난 7월1일부터 10월22일까지 게시글 수에 따른 활동량이다.
100개 계정을 분석한 결과 공화당 측 게시글 조회수는 총 75억을 기록하며 민주당 조회수 33억을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총 조회수 2000만회를 넘긴 게시글 33개 중 대부분은 공화당 측 게시물로 나타났다. 반면 백악관 계정의 조회수는 지난해 7월 평균 20만회에서 현재 10만회로 급감했다.
팔로워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20개 계정 중 17개 계정주가 공화당 소속이었다. 같은 기간 팔로워가 줄어든 10개의 주인은 모두 민주당 당원이었다.
공화당 측 게시글이 인기를 끌면서 우익 정치 광고도 늘었다. WP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6일부터 10월1일까지 공화당 관련 계정이 X 정치 광고에 쓴 금액은 300만달러(약 40억4000만원)로 민주당 관련 계정의 광고 지출액인 100만달러의 3배에 달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연구하는 섀넌 맥그리거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X는 우파 성향 플랫폼이 아니라 우파가 이끄는 플랫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트위터는 정치인들이 뉴스와 사람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장소로 이용됐지만, 이제는 공화당 인사들이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는 장으로 변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WP는 "X에 있는 주요 정치 계정들이 선거를 앞두고 팔로워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 플랫폼의 정치적 담론에서의 영향력과 유용성이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X측은 플랫폼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린다 야카리노 X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기 X 계정에 "가장 큰 경합이 X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통계 결과가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따르면 X 사용자 중에는 민주당 지지자가 3700만명, 공화당 지지자가 3200만명,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3400만명이라고 나온다. 머스크도 이날 야카리노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X에는 부동층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에 X 이용자들은 댓글로 "이용자들의 정치 성향을 어떻게 알았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