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 열린 BBW 2024 현장에 모습 드러내
대담 통해 미 대선, 산업 규제 등 관련 대담 나눠
바이낸스의 전 대표이자 설립자인 자오창펑(Changpeng Zhao·CZ)이 2024년 10월3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4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지현 기자
(두바이=뉴스1) 김지현 기자 = 미국에서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운영하다가 자금세탁방지 혐의로 4개월간 복역 생활을 했던 자오창펑(Changpeng Zhao·CZ) 바이낸스 설립자이자 전 대표가 출소 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식적으로 바이낸스 거래소의 운영에 손을 뗀 그이지만,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그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낸스의 최대 주주로서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한 셈이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전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4(BBW)에서 지난 4개월간의 수감 생활로부터 얻은 교훈,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블록체인을 포함한 미래 기술에 대한 트렌드와 관련해 자신의 관심을 털어놨다.
현지에서도 행사 당일까지 그의 등장과 관련해 관계자들까지도 '출연이 확실하지 않다'라고 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오후 시간대에 들어서자 그가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경 등장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돌자, 행사 내 여러 부스를 둘러보던 참가자들은 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인스테이지 안으로 일제히 모시기 시작했다.
오후 4시경 그가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이들이 그의 등장에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준비된 질문에 답했다.
그는 우선 4개월간의 수감생활의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모든 것들이 주변에서 사라졌을 때 가장 그리워했던 것은 인간관계였다"며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것이 제 인생에서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법원으로부터 받은 형량이 공정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공정하냐 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적절한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 부분은 나도 명확하게 동의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위반 사실로 인해 이전까지 미국에서 감옥을 간 이는 없었다"며 "내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이 혐의로 감옥에 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감옥에 가보니 4개월이라는 기간이 정말 작은 형벌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그로부터 나는 꽤나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낸스 거래소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는 "최대 주주이지만 더 이상 회사의 운영과 관련해 결정이나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며 "7년 동안 애정을 쏟았던 회사를 떠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지만 진화하는 사업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는 게 더 가상자산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선거와 관련된 주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최대한 멀리하고 싶다"라면서도 "두 정당 모두 가상자산과 관련해 좋은 공약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이 가상자산 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규제의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글로벌 정부들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가지며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며 "각국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한 그는 향후 산업의 변화 속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주요 가상자산에만 집중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더 광범위한 잠재력을 간과하게 될 수 있다"며 "기술의 잠재력을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최근에 관심을 두는 분야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외에 집중할 곳을 고민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미래에 가상자산 산업 중 어떤 분야가 가장 큰 발전을 이룰 것 같나'라는 질문에 "탈중앙화금융(디파이)와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산업이 가장 큰 성장을 할 거라고 본다"며 "이러한 분야가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담 시간이 끝난 이후 참가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행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7년간의 대표 생활을 끝낸 그이지만 가상자산 산업 관계자들에게는 여전히 바이낸스 거래소 내 큰 존재로 자리 잡고 있었다.
김지현 기자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