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메타 3분기 실적 ↑
AI ‘돈 먹는 하마’ 오명 벗나
천문학적 AI 투자 이어질 듯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 정체 우려를 씻어냈다. ‘AI 거품론’이 기우임을 직접 증명해낸 셈이다. 이들 빅테크는 AI가 향후 수익성 확대의 키가 될 것으로 보고 AI 투자 규모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30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 MS, 메타는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MS는 올해 3분기 매출 655억9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3.3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매출 예상치(645억1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고 순이익은 11% 늘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405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역시 월가 매출 전망치(402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도 6.03달러로 예상치(5.25달러)보다 높았다. 전날 구글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고성장을 이끈 건 AI 특수가 작용한 클라우드 부문이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40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애저 성장률은 33%로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예상치 29.4%를 크게 웃돌았다. MS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o1’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하면서 애저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도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AI가 막대한 초기 구축 비용에도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메타에 따르면 3분기 AI 기반 피드와 동영상 추천 기능 도입 영향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용자들이 보내는 시간이 각각 8%,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은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로 구동하는 기술로 지난 18개월 동안 컴퓨팅 비용을 90% 절약했다. AI가 돈을 벌어다 주는 동시에 절약의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셈이다.
AI 효과를 확인한 만큼 빅테크의 집중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MS,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이 올해 상반기 쏟아부은 자본 지출은 106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 전망치를 기존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동시에 내년에도 자본 지출이 상승할 것임을 암시했다. AI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의미다. 알파벳도 3분기 자본 지출을 131억 달러로 늘린 데 이어 내년에는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우리의 AI 투자에는 여전히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계속해서 상당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