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27일 연말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임원에게 퇴임 통보를 하고 있다. 이는 오는 27일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빠른 11월 말에 인사를 한 바 있다.
27일 인사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올해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 상황과 관련이 있다. 반도체 위기론과 주가 하락 속에서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등의 항소심 공판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지금 저희가 맞이하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한종희 부회장은 "변화와 쇄신을 통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강건한 조직을 만들자"고 했고 전영현 부회장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인적 쇄신과 조직 문화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발언에서 미뤄볼 때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를 앞두고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이재용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업지원 TF장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있는 상태에서 대대적 인적 쇄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과 전영현 DS 부문장의 '투톱'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달 중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핌 정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