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 탓… 3분기보다 -15% 예상
수요 확대로 장기적 전망은 밝은 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패널을 탑재한 아이패드 신제품이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본격 개화한 태블릿용 OLED 시장에서 ‘대박’을 노렸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단기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24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아이패드 프로 OLED 패널 출하 전망치는 올해 초 예상했던 1000만개에서 570만개로 대폭 줄었다. 지난 10월 발표했던 추정치인 670만개에서 또다시 100만개가 감소한 것이다. OLED 태블릿 시장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는 ‘큰손’ 애플의 부진으로 인해 4분기 전체 태블릿용 OLED·미니LED 출하량 역시 3분기와 비교해 15% 감소가 예상된다.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는 높은 가격이 꼽힌다. 아이패드 프로 13(7세대) 256GB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은 1299달러(187만원)로 6세대 가격인 1099달러(158만원)보다 18% 비싸다. 한국 가격 역시 173만원에서 199만원으로 올랐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올해 애플이 주도하는 OLED 태블릿향 신규 수요에 기대가 컸다. 지난해 OLED 탑재율이 86%에 달했던 스마트폰과 달리 아직 태블릿에서는 OLED 적용이 보편화하지 않아 성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현재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OLED 물량 중 LG디스플레이는 60%, 삼성디스플레이는 40%가량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됐던 지난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정보기술(IT)향 매출액은 1분기 대비 8500억원 증가해 적자 폭 감소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후 판매량 감소의 타격을 받아 3분기 매출은 1분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의 확대와 함께 저전력 디스플레이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태블릿 OLED 시장의 장기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애플이 OLED 탑재를 계획하는 아이패드 미니(2026년 예상), 아이패드 에어 2종과 폴더블 모델(2027년 예상)이 출시되면 국내 업체의 추가 공급도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옴디아는 태블릿용 OLED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올해 대비 2.7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배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우리 업체엔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존 몰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위 위원장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중국 업체 BOE의 디스플레이 패널 수입 금지를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다. 지난달 USITC는 삼성디스플레이 BOE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예비 결정을 발표하며, BOE의 기술 침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수입 금지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최종 결정에서 금지 명령이 내려지면 BOE와 애플 OLED 물량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윤준식 기자(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