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선호도에 따른 현지 가상화폐 업계의 양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의 바이든 행정부까지만 해도 미국 가상화폐 업계는 ‘양지화’ 또는 ‘합법화’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한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올해 미국 대통령·의회 선거에서 현지 각 정당과 후보자가 모두 가상화폐 공약을 선보일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업계가 나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00일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현지 가상화폐 업계의 지지세를 가장 공고히 다지고 있는 후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전 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에 성공할 경우, 채굴 생태계를 포함한 비트코인 시장을 부양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그의 주요 계획으로는 비트코인 ‘전략예비자산 지정’과 ‘채굴 전력 발전 용량 제공’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업계 일각에서 대통령 선거 지원금을 후원받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한 주요 가상화폐 업체 및 관계사로는 제미니(Gemini)와 크라켄(Kraken) 거래소, 세콰이어캐피탈(Sequoia Capital)과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창업투자회사(VC, 벤처캐피탈) 및 비트코인매거진(Bitcoin Magazine) 언론사 등이 있다.
반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현직 부통령의 경우 아직까지 가상화폐를 선거 캠프 지원 수단으로 채택하지 않았으며 공식 후원자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코인베이스(Coinbase) 거래소, 리플랩스(Ripple Labs) 및 서클(Circle) 프로젝트사 등이 해리스 부통령 관련 가상화폐 업체로 묶일 가능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세 업체와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업계 소식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두 대통령 후보자와 관련해 거론된 가상화폐 업체 상당수가 페어쉐이크(Fairshake)라는 미국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 단체 소속이라는 점이다. 특별정치활동위원회는 미국에서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외곽 후원단체를 의미한다. 2024년 7월 현재까지 페어쉐이크가 모금한 누적 정치 자금은 2억 3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페어쉐이크에는 미국 가상화폐 주요 기업과 인사가 후원자로 등록된 상태다. 후원자 목록에는 리플, 서클, 크라켄, 메사리(Messari), 코인베이스, 제미니, 점프 크립토, 안드레센호로위츠 등이 있다.
만약 미국 가상화폐 업계가 정치적 선호도 또는 지지 후보자에 따라 나뉠 경우 향후 현지 규제 방향도 각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제정될 공산이 커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할 경우 현지 규제가 비트코인 채굴, 업계 창업투자회사에 우호적일 수 있으며, 해리스 부통령이 이길 경우 가상화폐 정책이 토큰 발행사 또는 기술 프로젝트사에 친화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한편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 산하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서 승리 후 승인한다면 비트코인이 금, 특별인출권(SDR), 국제통화기금(IMF)포지션, 주요국가 통화와 같은 수준의 자산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코빗리서치센터는 미국 공화당이 오는 11월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정책이 ‘비트코인 미국 전략준비자산 지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중국 또는 러시아와의 경쟁을 위해 금을 모은 것처럼 비트코인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미국 전략준비자산 지정’은 미국 외 국가가 경쟁력 확보 및 자국 통화 안정 목적으로 미국 달러화를 구비하는 것과 유사한 접근 방식으로 해석 가능하다”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을 일각에서는 냉전시대의 ‘미-소 우주경쟁’과 유사하게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https://www.khga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