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AP 연합뉴스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발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급등했던 미 증시와 가산자산 시장의 ‘트럼프 랠리(강세장)’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랠리에서 소외됐던 한국 증시와 원화 가치 급락세도 한풀 꺾였다.
파월 의장은 14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포럼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미국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 결정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면서 추가로 올해 연말까지 0.5%포인트, 내년에 1%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올해 마지막 남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파월의 발언 이후 12월 금리 동결 전망은 기존 20%에서 40% 수준으로 상승했다.
파월은 미국 경기에 대해 “세계 주요 경제권 중에서 최고”라고 했다. 11월 9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의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 주보다 4000명 줄어든 21만7000명으로 고용시장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미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으로 4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6% 상승, 전월(2.4%)보다 상승세를 키웠다.
파월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이날 다우평균(-0.5%), S&P500(-0.6%), 나스닥(-0.6%) 등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전날 사상 처음 1개당 9만3000달러 선을 넘었던 비트코인은 15일 8만7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미 대선 이후 6%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국내 증시도 패닉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에 2400선이 무너지며 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여 결국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2416.86(-0.08%)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1400원을 넘었던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398.8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떨어졌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