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내에 첫 가상자산(암호화폐) 전담직 신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 과정에서 대선 기간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친암호화폐' 행보를 거침없이 드러내며 암호화폐 시세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이 디지털 자산업계와 암호화폐 정책만 전담하는 백악관 내 직책 신설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인수팀은 해당 역할을 맡을 후보자도 심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백악관에 암호화폐를 전담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만약 이 직책이 신설되면 암호화폐 업계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직책이 백악관의 고위 참모직이 될지, 아니면 연방정부 전체의 정책과 규제를 감독하는 '암호화폐 차르'가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암호화폐 전담직은 소규모 직원을 이끌고 의회, 백악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암호화폐를 관할하는 다양한 기관 간의 연락 담당자 역할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업계 지지자들은 해당 직책을 트럼프 당선인과 직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자리로 만들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기 행정부 당시 '암호화폐 반대' 입장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은 2024 대선 기간 '암호화폐 지지'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지난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암호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절대 강자가 되도록 하겠다"며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공약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승리 후 암호화폐 지지자를 주요 요직에 앉히고, 암호화폐 규제를 주장했던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 해임, 암호화폐 관련 대통령 자문위원회 신설 약속 등 '친비트코인 대통령'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겐슬러 위원장이 물러난 SEC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최근에는 정권 인수팀이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미국 법인의 브라이언 브룩스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19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다른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도 이번 주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인된 이후 30% 이상 뛰며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1코인당 9만4000달러(약 1억3161만원)를 웃돈 비트코인은 20일 9만4200달러를 넘어서며 9만5000달러를 향하고 있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올해 10만달러에, 내년에는 20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6시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2% 이상 뛴 9만4327.7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출처: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112106115135948&type=2&sec=world&pDepth2=Wto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