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의 임기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약속을 어겨 논란이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탄핵 찬성 입장을 보임에 따라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개인적인 인기나 대통령 임기, 자리보전에 연연해온 적이 없다”며 “자리보전 생각만 있었다면 국헌 문란 세력과 구태여 맞서 싸울 일도 없었고, 이번과 같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임기 자리 지키기에만 매달려 국가와 국민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 단 하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오로지 국회의 해제 요구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것이 사법부의 판례와 헌법학계의 다수 의견임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며 “저는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거를 일삼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이 돼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며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작년 하반기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어 국가정보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다”며 “다른 모든 기관은 자신들의 참관하에 국정원이 점검하는 것에 동의해 시스템 점검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선관위는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완강히 거부했다”며 “그러다가 선관위의 대규모 채용 부정 사건이 터져 감사와 수사를 받게 되자 국정원의 점검을 받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전체 시스템 장비의 아주 일부분만 점검에 응했고 나머지는 불응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며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며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도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개선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이런 사유로 이번 비상계엄 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politics/1119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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