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이 1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부정적인 발언에 10만달러선까지 후퇴했다.

전날 10만8000달러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하루 만에 폭락하며 한때 10만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그럴 생각이 없다"며 맞받아쳤다.

1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비트코인 가격은 9만8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지난 13일 이후 6일 만에 10만원선이 무너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10만8135달러로 역사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16일부터 3일 연속 최고가를 새로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뒤 7만달러선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강세를 보였다.

이번 최고가 경신은 지난 주말 트럼프 당선인이 비트코인을 비축자산으로 사용하겠다는 발언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날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가격이 급락했다.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수정 경제전망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 원인이 됐다.

연준은 내년도 기준금리 예상 인하 횟수를 9월 전망 때의 4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에 내년 말 기준 금리(중간값)를 기존 9월 전망치(3.4%)보다 0.5%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2년 뒤 기준금리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2026년 최종금리는 2.9%에서 3.4%로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이 둔화세가 종전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연준 목표치(2%)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주된 배경이 됐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이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연준이 관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은 낙폭을 키웠다.

그는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단언했고,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의회가 고려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이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도 명확히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2026년까지로 아직 남았고, 트럼프 당선인도 파월 의장에게 사퇴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화폐 친화 정책이 연준에 의해 제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전망에 가상화폐 전반의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 가격은 전날 대비 4% 가까이 빠진 3690달러선, 리플은 5% 넘게 하락하며 2.3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가상화폐 중개업체 팔콘엑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데이비드 라완트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위험 자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대개 거시경제적 요인이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데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몇 달간은 업계 자체의 요인들이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