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을 앞두고 신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BTC)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직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1억5000만 원 초반대로 내려갔다. 이는 취임 전 밈코인 홍보에 적극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취임식에서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오전 8시5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0.27%(72만2000원) 내린 1억533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0.63% 상승한 10만206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물시장에서 청산 금액도 증가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3억7762만달러(약 5487억원)가 청산됐다. 이는 전날 대비 4배가 넘는 수치다. 이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62%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가상자산 청산 금액은 약 8억9550만달러(약 1조3012억원)에 이르렀다.

취임식에서 디지털자산을 언급하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통 금융과 정치권의 디지털자산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석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리포트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비트코인에 회의적이었던 투자자들도 이를 계기로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재무장관,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에 친비트코인 인사를 임명하고 백악관에 디지털자산 전담 직책을 신설하는 등 취임 이전부터 친비트코인 행보를 보였다”며 “특히 SEC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규제에 앞장섰던 당국이기때문에 SEC 의장 교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게리 겐슬러 전 SEC 의장의 후임으로 폴 앳킨스를 임명했다. 폴 앳킨스 SEC 의장은 ‘상식적인 규제’를 강조하며 기존 SEC의 입장과는 달리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예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법(The Federal Reserve Act)상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재무부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등 여러 방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이 아닌 재무부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며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트럼프의 정책이 의회의 지지를 받아 구체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취임식을 앞두고 75달러까지 상승한 오피셜 트럼프는 취임식 이후 약 절반 가격 하락한 39.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6점(극심한 탐욕)으로 전날(77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출처: 블록미디어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846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