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후폭풍 … 빅테크 업체 실적 주목

원달러환율 1470원대 급등 … 증시 급락

중국발 딥시크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트럼프 관세 위험이 가시화됐다. 이번 주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강행과 함께 제조업지수,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시장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와 이들 국가의 무역 보복 예고 등에 따라 금융시장 충격과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장중 1470원대로 급등했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2%대 급락 중이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 관세 부과 4일 발효 =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와 더불어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관세에 캐나다는 약 1000억달러 품목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또 멕시코와 중국도 보복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언급하는 등 이번 주는 관세가 증시 변동성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소식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장중 급락했다. 관세 부과가 가져올 경제 및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위협의 규모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다.

이는 관세부과가 예측이 어려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2월 초부터 중순까지 예정된 실물지표(ISM, CPI, 고용)가 인플레 우려를 자극해 시장 조정 요인으로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고용 등의 지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시장 조정 요인으로 함께 작용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치가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을 떠올리면 주식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크고 작은, 길고 짧은 조정기를 겪었다”며 “국내 기업 역시 캐나다(배터리), 멕시코(자동차·부품)를 통한 대미 우회수출 규모가 상당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관련 중간재 수출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추후 보편 관세까지 현실화 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국가·품목에 동일하게 적용 시 수출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소비여력 악화로 인한 수요 둔화 및 수출기업 마진 축소가 예상된다. 게다가 비미국 성장 저하로 인한 비미국 수출 부진 또한 뒤따를 위험이 있다.

◆제조업 소폭 하락·고용 둔화 전망 = 관세 이외에도 주 초반에는 1월 ISM 제조업 PMI, 주 후반에는 미국의 1월 고용 결과가 다음 주까지 금리 및 달러 경로를 통해 증시에 영향력을 높이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제조업 지수는 소폭 하락하고 고용시장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1월 ISM 제조업 PMI는 작년 10월 46.5에서 12월 49.3으로 2개월 연속 반등한 가운데 이번 50선을 상회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발표하는 1월 ISM 서비스업 PMI는 작년 11월 52.1에서 12월 54.1로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한 이후 이번에는 소폭 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중심의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급등했으나, ISM 제조업 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캔자스, 뉴욕 제조업 지수는 하락했다.

7일 발표되는 1월 고용은 15~16만명으로, 11월 21만명, 12월 26만명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1월에는 연속 및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동반 증가했다. 실업률은 작년 11월 4.2%에서 12월 4.1%로 하락한 이후 이번엔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평균임금 증가율은 작년 12월 3.9%로 4개월 만에 하락한 후 이번 수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시장전망치는 전월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실업률은 전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노동시장이 점진적이지만 둔화세를 보인다면 트럼프 관세 부과 뉴스는 점차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쪽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테크 실적 발표 = 딥시크 사태 이후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종의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가운데 주중 빅테크 업체들의 실적도 간과할 수 없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사태 이후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종의 투심은 취약해진 만큼, AI 소프트웨어 업종은 기대감이 커진 상태이므로, 주중 알파벳, 아마존, 팔란티어 등 빅테크 업체들의 실적은 간과할 수 없는 대형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4일엔 알파벳, 6일엔 아마존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달러·금값 초강세 =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달러화 강세와 함께 금 가격의 초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34% 오른 109.619를 기록했다.

3일 오전 원달러환율은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에 1470원대로 급등했다. 전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466.0원으로 출발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7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7.8원 뛴 1,47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2거래일간 40원 가까이 뛰어오르며 1430원대에서 단숨에 수준을 높였다. 장중 1470원대는 지난달 13일 이후 3주 만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2%대 급락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8.63포인트(1.93%) 내린 2468.74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7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66.63포인트(2.65%) 떨어진 2450.74에서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63억원, 2288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만 4391억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76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91포인트(2.87%) 내린 707.38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03포인트(1.38%) 내린 718.26으로 출발해 하락폭이 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억원, 588억원 순매도하고, 개인만 1622억원 순매수 중이다.

출처: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