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코인 시장 유동성이 오히려 빠르게 가라앉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대비 기관 자금의 유입량이 늘며, 코인 제도화에 따른 정책 기대감보다 매크로 영향을 더 많이 받는 모습이다.

10일 코인 통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일간 거래량은 약 6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달새 절반 이상 거래량이 줄어든 것. 실제 바이낸스와 크립토닷컴의 일간거래량은 각각 25조, 10조원 규모로 국내 1위 코인거래소 업비트 거래량도 8조원 규모를 하회한 상태다. 한때 일간 20조원 규모까지 치솟던 거래량이 급격히 빠져나간 것. 

글로벌 코인시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딥시크(DeepSeek) 사태의 영향으로 비트코인이 최대 7%까지 하락하며 전체적인 낙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 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 폭탄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무려 12% 가량 급락했다. 시장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글로벌 관세전쟁이 돈의 흐름을 잠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시장에 부정적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 그 후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재도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기간 알트코인의 낙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개당 5000원을 넘보던 엑스알피(리플)는 개당 3600원대로 급락했고,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 모두 고점대비 절반으로 몸집이 쪼그라든 모습이다. 연초대비 반토막난 코인들만 수백여종에 달한다. 알트코인 시장이 비트코인 대비 급격히 붕괴된 탓에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을 뜻하는 도미넌스는 61%까지 치솟은 상태다. 

시장에선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코인판 전체의 수급에 레거시 자금이 크게 유입된 점을 이유로 꼽는다. 지난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이 등장한 후 단기적으로 레거시 자금이 대거 유입, 시장 전반의 볼륨을 키웠지만 오히려 코인 자체의 이슈보다 시장 매크로 영향에 더욱 민감해진 것. 코인이 제도권 시장에 편입되며 전통 자산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미국 소비 및 고용지표가 지속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유동성 부여에 대한 당위성도 흐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권 초 디지털자산 정책이 담긴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코인 육성책이 나오지 않은 점도 차익실현 매물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고, 시장은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출범을 기대했으나 단기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실망감이 반영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외에도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이드라인과 뒤따를 미국 기업들의 시장진출 선언, 알트코인 현물 ETF 진입의 전제 조건으로 불리는 CME 선물 상장 등을 단기 모멘텀으로 꼽고 있다.

홍 연구원은 "CME에 솔라나 선물과 리플 선물이 곧 상장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고, CME에 선물 시장이 생기면 추후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 분석 플랫폼 디스프레드 관계자는 "현재 미국 자산 시장의 유동성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전체 자산시장의 상승을 견인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특히 코인시장은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이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코인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내러티브는 대규모 채택 가능성"이라며 "밈코인 시장과 '거래' 자체의 내러티브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유동성이 부족하고 시장이 불안정한 현재 코인 산업의 방향성은 더욱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고 산업의 발전과 시장의 상승을 견인한 새롭고 강력한 원동력이 발견되기 전까지 시장은 내부보다 외부 이슈에 더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테크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