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대금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위축 여파로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연간 상승률 최하위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상승하는 등 ‘꼴찌의 반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을 포함한 전체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20일 기준 24조3040억 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0조1620억 원) 대비 2.39배 상승했다. 지난 19일에는 25조7640억 원까지 거래대금이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해 6월 14일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증시 거래대금이 커졌다는 것은 증시가 활발하게 움직였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올해 국내 증시가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399.49로 거래를 마친 코스피는 20일(2654.06)까지 10.6% 상승했다. 최근에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 투자자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7거래일 연속 상승(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대비 0.01% 하락한 2653.76으로 출발, 이날 오전 11시 현재 2648.50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움직임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150포인트 이상 쉬지 않고 급등한 이후 단기 차익실현, 매물소화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 데는 증시 대표선수인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변화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5만3200원을 기록했는데, 최근에는 5만8700원(19일 종가)까지 상승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10조 원대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더해 시가총액이 장부가 아래(PBR 1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주가가 싸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범용 메모리 반도체 재고 소진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 역시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큰 폭으로 감소해 다음 달부터 메모리 구매 수요가 새롭게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미국 2기 정부발(發) ‘관세 정책’에 전 세계가 불확실성이 휘청이고 있지만 국내 주요 산업 중 하나인 방산·조선·원전 업계는 영향에서 비켜나 있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다. 상황이 이렇자 철강, 소재, 산업재 등 유관 업종들도 덩달아 상승세다.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3월 중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한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연간 전망치를 2800에서 3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부터 주식시장 강세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출처: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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