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미 블룸버그 등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스웨덴 셸레프테오의 노스볼트 배터리 공장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노스볼트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파산 절차에 따른 구조조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스볼트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노스볼트의 가용 현금은 3000만달러(약 420억원) 정도였지만 부채는 58억4000만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5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실패하자,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노스볼트는 한국·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맞서 유럽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2021년부터 자체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신생 업체다. 노스볼트가 폭스바겐과 골드만삭스, 독일 정부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총액만 150억달러 이상이다. 하지만 이후 품질과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아시아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재무 상황이 빠르게 악화됐다.
특히 지난 6월 BMW가 배터리 품질 문제로 2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주문을 취소하고 이를 삼성SDI 등으로 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BWM는 노스볼트의 주식 2.8%를 보유한 주요 주주 중 하나였지만, 노스볼트가 계속해서 납품 기일을 지키지 못한 데다 품질마저 아시아 업체에 비해 떨어지자 결국 계약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이후 노스볼트는 직원 20%를 줄이고 공장 확장 계획을 중단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편으로 최근 몇 주간 3억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을 비롯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노스볼트는 향후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부채 상환을 일시 중단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설 전망이다. 노스볼트의 공동 창업자인 스웨덴 투자사 바르가스 홀딩스는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우 기자 rainplz@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