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뜀박질한 먹거리 물가가 고환율 여파로 내년에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음식점 메뉴판이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비상 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고(高)환율로 인해 물가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가가 오르게 되고 그 여파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1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31.9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직후 1,44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식량자급률이 49.3%에 불과해 환율 오름세가 지속되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와 체감 물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국민들이 밥보다 많이 먹는다는 커피 원두는 기후 위기와 고환율 상황이 겹치면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지난 10일 기준·현지시간)이 0.45㎏당 3.44달러(한화 4,936원)까지 오르며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정치 상황으로 인해 정부가 물가 관리를 느슨하게 할 경우 기업들이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농심, 파리바게뜨, BBQ 등 식품·외식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 중인 휘발유 가격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국내 평균 휘발윳값은 지난 10월 1일(1,588원)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며 1,647원(12일 오후 3시 45분 기준)까지 올랐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을 전망할 수 있는 국제 유가도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회복하는 등 상승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다 보면 원가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가격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