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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몸집 불리는 법인 외화 MMF, 1조원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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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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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달러로 직접 MMF 투자

8개 운용사 설정액 1조1235억

한투신탁운용 4110억원 1위


출시 1년반이 돼가는 법인 외화 머니마켓펀드(MMF)가 고환율에 몸집을 불리고 있다. 원화로 환전하면서 생기는 환차손을 방지할 수 있어 달러를 보유한 법인들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8개 운용사가 운용하는 외화 MMF 설정액은 1조1235억원이다. 지난해 7월 12일 6개 운용사가 상품을 냈고, 같은해 9월과 10월 각각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합류하면서 올해 2월 22일 종가 기준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월말기준으로 4월에 1조원을 재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8000억~9000억대로 떨어지는 등 들쭉날쭉하던 중 5월 9일 처음 1조1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설정액도 빠졌으나, 8월부터 회복해 현재는 그 시점 대비 6.6%가량 설정액이 불어난 상태다.


외화 MMF는 단일 외국통화로 납입·운용·환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단기채, 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 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기존 MMF는 원화로만 운용이 가능했으나 지난 2022년 8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 같은 길이 열렸다. 기업들이 환전을 거치지 않고 달러로 직접 MMF에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 등 대금 결제를 위해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유인이 크다. 지금과 같이 환율이 높은 상황에선 원화로 바꾸면서 생기는 손실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더욱 몰리게 된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은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트럼프 취임 후 추가적으로 나타날 원화 약세 압력으로 내년 상반기 환율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운용사별 성과는 크게 갈리고 있다. 1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은 지난 9일 기준 설정액 4110억원을 가리키고 있는 반면 가장 적은 한화미달러화법인MMF(USD) 수치는 80억원에 그치고 있다. 선두는 2위인 우리자산운용(2117억원)과도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상품별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수익률로 신규 설정 강도가 결정되는 모습이다. 최은영 한투운용 해외FI운용부 수석은 "결국 (자금 유입은) 성과 관리에 따른 차이"라며 "올해 상위권과 하위권 상품 간 0.1% 가량 수익률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외화 MMF 시장 차원에서 봤을 때 환매주기가 요청 후 2~3일 혹은 3~4일로 비교적 길어 기관들 자금 활용도가 다소 떨어지고, 개인 전용이 나오기까진 법적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아 시장 확대의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외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여타 통화에 대한 수요는 마땅히 없어 이를 기초로 한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김태일 기자 (taeil0808@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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