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장사하면서 별 일 다 있었어도 이번 겨울만큼 사람 없던 적은 처음입니다."
서울 시장 내 한 음식점.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뉴시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직격타를 맞았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10% 가까이 꺾이면서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은 한숨을 내쉬는 형편이다.
12일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외식업 평균 이익률이 1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10% 줄어들 경우 이익은 6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 총괄은 "내수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12월 첫 주에 큰 폭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가 나타난 점이 뼈아프다"며 "12월은 송년회 등 수요로 대다수 외식업 사업장에서 이익을 많이 남기는 기간이라, 연말까지 이와 같은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경우 다수 사업장이 적자 누적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시 여의도동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은 신용카드 매출이 1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여의도에서 열리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의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요식업 중심의 소상공인들은 닫힌 지갑을 실감하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대박집은 경제가 어려워도 잘 되지만 그 아래 애매한 매출 사장님들은 이번주 다들 손님이 없다고 한다"며 "혹시 우리 가게가 망했나? 하고 걱정하지 말시라"고 자조섞인 글을 올렸다.
"진짜 집에 가고 싶다. 매출이 20~30% 빠져버리니 한숨만 나온다" 라는 글에는 "저는 오늘 매출 '0'이다" "밤만 되면 사람이 없어진다" "계엄령 발표 후부터 완전 작살나고 있다" "요즘 매출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머리가 계속 아프다" 등 공감의 댓글이 달렸다.
"12월은 항상 대목이었는데 11월보다 못한 12월은 처음이다" "말이 안 되는데. 어쩌면 이렇게 사람이 없냐" "원래 12월은 최고 매출인데 나라가 심란해서 그런 건지" "오늘 만원도 못 팔았다. 울고 싶다"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