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주 만에 1450원대로 떨어졌다. 한때 장중 1480원까지 오르는 등 연일 치솟던 환율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 공약을 일부 변경할 수 있다는 보도에 큰 폭으로 하락 전환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6.2원 내린 1453.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주간 거래 종가(1452.0원) 이후 8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하락한 1460.3원으로 출발한 뒤 점차 하락 폭이 커졌다. 오후 장중 1449.8원까지 떨어지며 8거래일 만에 처음 144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최근 한 달 사이 65.5원 가량 폭등하는 등 고환율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27일에는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76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장중에는 1480원마저 뚫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보편관세 공약을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7.75까지 급락했다.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강달러 전망이 후퇴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의 또 다른 예"라고 일축한 뒤 달러인덱스는 하락 폭을 일부 만회했다. 미국 뉴욕 증시 강세로 인한 위험 선호 심리 회복도 환율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6% 내렸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55%, 나스닥 종합지수는 1.25% 각각 상승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한 것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면서도 "다만 작년 11월 금통위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원화는 60원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주형연 기자(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