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자율주행차 쉽게 만들도록

엔비디아, AI 개발 플랫폼 출시

마이크론 칩 넣은 제품 공개하며

도요타 등 주요 파트너사 호명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새로운 물리적(physical)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물리적 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량 등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으로, 코스모스는 이 AI가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AFP연합

【파이낸셜뉴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준석 기자】"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오고 있다. 새로운 물리적(Physical)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출시한다."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의 서막을 여는 기조연설에서 주력 상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외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와 로봇 및 자율주행을 위한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젠슨 황 CEO는 신제품 외에도 마이크론·미디어텍·도요타 등 신규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사들의 이름을 '샤라웃(공개적으로 단체나 개인을을 호명하는 행위)'하며 눈길을 끌었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끈끈한 동맹을 이어온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으며 최태원 회장과의 깜짝 만남도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7일 예정된 젠슨 황 CEO의 기자간담회나 개막 후 SK부스에서 두 수장 간의 조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기조연설 장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 지하에는 1만명이 넘는 관람객과 VIP·취재진이 자리를 하며 뜨거운 열기를 띠었다. 젠슨 황 CEO가 신제품을 들어올릴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로봇 '챗GPT 모멘트' 오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모든 개발자나 전문가들이 로봇 개발에 필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로봇·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은 시간이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드는데, 그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코스모스는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로봇·자율주행자동차 개발하는 플랫폼으로, 엔비디아는 로봇·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의 문턱을 낮춰 '물리적 AI'를 민주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는 사용자로부터 텍스트나 이미지로 지시를 받아 현실 세계와 매우 유사한 영상을 만들어낸다. 개발자는 이 영상을 로봇과 자율주행 학습에 사용할 수 있다. 로봇·자율주행자동차는 가상 환경에서 현실 세계와 동일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게 한다. AI는 학습을 통해 가상 환경에서 다음 순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생성해내고, 로봇·자율주행자동차는 그 속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며 최선의 선택을 학습한다.

이날 엔비디아는 '개인용 슈퍼컴퓨터'인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다. 대규모 AI 모델 제작과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는 개인용 슈퍼컴퓨터로,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AI 칩을 탑재, 최대 2000억개의 매개변수 규모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수 있다.

■파트너사명 공개한 '슈퍼 乙'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미래 먹거리인 로봇·자율주행자동차 개발 플랫폼과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를 공개하면서 주요 파트너사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젠슨 황 CEO가 이번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발표 자료에는 고객사명이 공개적으로 나와 있어 업계에서는 "AI 생태계의 정점에 위치한 엔비디아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마이크론의 GDDR7이 들어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프로젝트 디지트에 탑재되는 블랙웰 GPU 'GB10'에는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미디어텍이 협력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도요타와 운전자 보조 칩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준석 기자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