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국에서 한 남자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으로 파파존스 피자를 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남자는 피자 두 판(약 30달러)에 1만 비트코인을 냈으니, 지금 시세로 1비트코인이 0.003달러(약 4원)였던 셈입니다.
10년이 지난 2024년 11월, 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약 1억2000만원)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자신을 ‘비트코인 대통령’이라고 칭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종목들은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제약들이 일정 부분 풀릴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대통령에 이어 상·하원 의회까지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그동안 규제 일변도였던 암호화폐 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강동현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규제 환경이 해소되면 그간 위축됐던 ‘디파이(탈중앙화금융·DeFi)’ 분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며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이란 정부나 중앙은행 개입없이 사용자끼리 직접 금융 거래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송금할 수 있고, 중개 은행이 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감독기관이 없어 경제적·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탈중앙화 금융시장 규모가 2026년까지 7000억 달러(약 984조원)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그동안 ‘밈코인’에 쏠렸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대신 이더리움, 솔라나 등의 성장성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SC는 솔라나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능가할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직 초기단계인 ▶게임과 토큰화 분야 ▶탈중앙화 인프라 네트워크 등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SC는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12만5000만 달러(약 1억76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구체적으론 2025년 말까지 비트코인 목표가격을 20만 달러, 이더리움은 1만 달러로 제시했죠.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규제 우려로 암호화폐를 꺼려온 투자자들에게 사고방식을 뒤집길 권한다”며 “저항하지 마라. 암호화폐 투자를 당장 늘리라”고 조언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채굴업체와 AI기반 채굴업체,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주들을 꼽았습니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