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언 여파로 국내증시와 환율 등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으며 불안을 키우기도 했다.

이후 계엄령 선포 6시간만에 해제가 선언되며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투자전문가들은 여전히 단기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0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9.59포인트(1.58%) 내린 2461.51을 나타냈다. 지수는 2%대로 하락 출발해 점차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이 2929억원을 순매도 중이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2010억원, 754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 합계 484억원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주식시장을 뒤흔든 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슈다. 윤 대통령는 전날 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독재로 국가 사법행정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체제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6시간만에 비상계엄 해제 선언을 하며 시장의 변동성을 줄였다.

계엄령 선포 즉시 환율이 먼저 반응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04.5원에 개장한 뒤 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오후 10시 30분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오전 12시 30분께엔 1444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장 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점차 상승 폭을 줄인 환율은 1415.8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증시 야간선물옵션 지수도 장중 5% 이상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장중 한때 –5.48%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 역시 요동쳤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2시 15분께 24시간 전보다 4.14% 급락한 1억2800만원을 기록했다. 선포 직후 한때 88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였다.

리플, 도지코인, 이더리움 등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 코인들도 5% 이상 큰 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시세 급락으로 코인 거래소 접속자가 갑자기 늘며 업비트, 빗썸 등에서 접속 장애 현상까지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제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의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지만, 변동성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이번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해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야간 선물 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발표한 적극적인 안정화 조치도 변동성의 지속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서울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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