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알트코인의 역사

비트코인 단점 극복 위해 등장한 알트코인

"농담 같은 통화" 도지코인, SNS 팁 지불에 활용

2105년 탄생 이더리움, 한때 비트코인보다 인기

블록체인 기반 솔라나, 멜라니아 여사 발행으로 화제

다양한 알트코인 폭풍 성장 전망...옥석가리기 '필수'

2023년과 2024년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수익률은 눈부셨다. 올해도 이익 측면에서 최고로 유망하다는 견해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가들은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을 뜻하는 알트코인(알터너티브 코인의 축약어)의 더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도 한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공개되었다. 이후 2011년부터 다양한 암호화폐가 등장한다. 비트코인이 원래 취지와 달리 생성 과정과 전송이 느리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암호화폐 간 경쟁이 되었다.

2011년 라이트코인, 2013년 도지코인 탄생

2011년 10월 7일 라이트코인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 비트코인의 대안·보조적 성격을 지닌다고 하여 알트코인의 효시로 통한다. 구글의 직원이었던 찰리 리가 비트코인의 라이트 버전으로 빠르고 안전하며 저렴한 디지털 결제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 새해 들어 라이트코인의 3억 번째 거래가 이루어졌다. 비트코인과 같이 합의 메커니즘으로 작업증명 방식(약칭, Proof of Work)을 사용한다. 이는 해시 함수를 계산하여 화폐의 가치와 보안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 칭한다면 라이트 코인은 디지털 은이라고 불린다. 비트코인이 지급 결제 수단으로 속도가 늦자 이를 대체하는 지급수단이 필요해 라이트코인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비트코인이 2100만 개이고 라이트코인은 8400만 개이다. 둘 다 화폐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다.

2013년 12월 인터넷 밈 소재로 인기를 끌던 일본 시바견을 소재로 해서 코인이 만들어진다. 일론 머스크 코인으로 불리는 도지코인은 IBM 출신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개발자 잭슨 팔머가 라이트코인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처음에 "농담 같은 통화(joke currency)"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상당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일본 시바견은 인터넷에서 재미로 사용된 그림으로 코인의 로고로 이용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레딧이나 트위터 같은 SNS에서 창작자의 기여를 인정하기 위한 팁 지불 용도로 사용했다.

비트코인이 전자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거래에 응용한 첫 성공작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금융거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블록의 크기를 작게 만들었다. 블록 안에 복잡한 거래까지 넣을 수 있다면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2015년 7월 탄생한 게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닉 재보가 1994년에 고안한 스마트 계약을 블록체인에 적용했다. 이전까지 화폐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던 암호화폐의 사용 가능성을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베이스로 확장했다. 비트코인이 전자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에 비유된다. 비트코인으론 단순 계산만 가능하지만, 이더리움은 다양한 앱을 얹어 전화기로, 게임기로, 신용카드로 쓸 수 있다.

이더리움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이용한 것이 스마트 계약이다. 스마트 계약은 계약조건과 이행 사항처럼 계약에 필요한 요건을 설정한 후, 이 요건이 충족되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디지털 계약이다. 반복적인 계약이 필요한 보험, 채권 같은 금융거래에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보험계약에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이면 보험금 500만 원을 지급해야 하는 조항이 있다면, 보험사는 500만 원을 미리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 입금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교통사고 조건이 충족되면 출금이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은 이러한 과정이 블록체인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무단 변경이나 위·변조가 어렵다.

이더리움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과 결합한다면 각종 계약이 자동화되고 참여자가 투명하게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작업증명과 대별되는 것이 이더리움의 지분 증명(Proof of Stake)이다. 이 역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합의 메커니즘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능을 결정하는 기본 규칙이다. 비트코인은 컴퓨터의 해시 함수를 빨리 푸는 채굴자의 연산력에 기초해 블록에 기록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된다. 많은 일을 한 채굴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부여되는 구조다.

반면, 지분 증명은 더 많은 코인(지분)을 소유한 노드(네트워크 참가자)에게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한다. 참여를 통한 보상이 보유한 코인을 기준으로 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더리움 2.0은 예치하는 이더의 개수를 32개로 제한하는 등 형평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다. 하나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대체불가토큰(NFT)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구현된다. 2020년 이더리움 기반 플랫폼이 인기여서인지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폭이 더 가팔랐다.

NFT 판매 나선 멜라니아 여사. 출처: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탈중앙화는 거래 속도를 더디게 한다. 탈중앙화를 탈피한 코인(프라이빗 블록체인기반 코인)으로 송금 목적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 리플(XRP)이 요즘 화제다. 2013년 크리스 라슨과 제드 맥케일럽이 공동 개발한 코인으로 채굴 없이 합의로 운영한다. 금융기관들은 리플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참여해 전 세계 어느 곳으로나 고객의 송금 요청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즉시 처리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인 XRP를 사용해 송금 비용을 더욱 절감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다. 다른 화폐보다 결제 속도(약 2초)가 빠르고 송금 시 타이핑 오류를 제외하고는 금융사고 발생 횟수가 전무하다는 점도 우수하다. 수수료가 채굴자에게 가는 게 아니라 수수료만큼 총량이 그대로 줄어들어 모두의 이익(가치 향상)으로 귀속되는 최초의 암호화폐였다. XRP는 프로토콜에 따라 총 1,000억 개가 일괄 생성되었으며, 더 이상 코인이 발행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XRP의 희소성이 증가해 가격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발란체(AVAX) 출처: 에이바 랩스

이더리움의 강력한 경쟁자, 솔라나

솔라나(SOL)는 중앙집중형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로 이더리움의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받는 코인이다. 2017년 아나톨리 야코벤코가 만들었으며 현존하는 블록체인 가운데 가장 빠른 블록체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역시 데이터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거래 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되었다. 블록체인 개념이 암호화폐를 넘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되면서, 거래 처리 성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개발(R&D)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 영역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 바로 솔라나다. 솔라나는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고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을 연결하기 위한 토큰 솔(Sol)과 분산형 시스템을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유사하다. 솔라나는 애플, 퀄컴,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드롭박스 등과 협업하고 있다. 지금까지 멀티코인캐피털, 파운데이션캐피털, 슬로캐피털, CMCC글로벌, 앱스트랙 벤처스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솔라나 기반의 NFT를 발행한 것이 널리 회자되었다. 멜라니아 여사의 눈을 수채화로 담은 것이 특징인 이 작품에는 그녀의 목소리도 녹음돼 있다.

아발란체(AVAX)는 2017년 코넬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에민 귄 시러가 개발했다. 이 역시 한정된 공급량과 수수료 소각 메커니즘이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추구한다. 이더리움의 대체재로 낮은 거래 수수료와 빠른 거래 생태계를 추구한다. 아발란체는 블록체인 분야의 다른 스마트 계약 플랫폼에 견줘 최고의 거래 처리 속도를 지향한다.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에서 최초로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관련 법안이 제출되었으나 미국 의회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디지털 시대에 비트코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목적의 알트코인이 폭풍처럼 성장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옥석이 가려져야 함은 물론이다.

출처: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