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오태민 한양대학교 비트코인화폐철학과 겸임 교수>

비트코인이 한 때 8만 달러 선을 붕괴하는 등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 취임 후 정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 바이비트 해킹 사건 등 굵직한 이슈가 복합적인 작용하는데요. 앞으로 비트코인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베팅한 이유

일론 머스크는 기본적으로 결제 시스템에 대한 혁신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로서 국경을 넘는 결제 시스템을 고민해 왔죠. 비트코인은 그가 풀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는 글로벌 기업으로, 상하이에 공장이 있는데, 중국 내 자본 이동 제약을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은 자산 이동의 수단으로 매력적입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21년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현재도 10억 달러 넘게 보유하고 있죠.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국경 없는 금융’이라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큽니다.

●트럼프 취임 후 한달…친(親)가상자산 정책은 진행중

트럼프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공약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규제 철폐. 둘째, 비트코인의 전략 비축 자산화. 셋째, 가상자산 전담 부서 신설입니다.

특히 트럼프는 취임 전에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기조에 따라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SAB 121 규제를 철폐했습니다. 이 규제로 인해 미국 은행들은 암호화폐를 수탁할 때 부채로 인식해야 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가 어려웠죠. 하지만 해당 규정 폐지로 인해 이제 은행들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EC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친암호화폐적인 정책은 게리 겐슬러가 나간 거라는 말도 있는데요. SEC는 또한 최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

미국이 달러 스테이블 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협 받는 달러의 지배력을 다시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란 쉽게 말해, 1달러를 맡기면 1달러 상당의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토큰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고,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아 빠르고 효율적이죠. 현재 시장의 70%는 외국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존 달러는 중앙은행과 기업들이 보유하는 방식이었다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시민이 아닌 다른 국민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달러’가 됩니다. 이는 미국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패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중국 금융 시장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2억 원 시대'도 가능…기회와 리스크

비트코인은 4년 주기의 ‘반감기’ 영향을 받습니다. 반감기 후 1년이 지나면 본격적인 상승장이 열리는 패턴을 반복해 왔죠. 올해도 반감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장이 예상되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이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하면 급락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을 주의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비트코인이 2억 원 선을 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거품 형성이 빠르면 3억 원 이상 상승 후 급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