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최우선 순위 과제로 '국경 강화'를 꼽으며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취임 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국경 강화"라며 "대규모 추방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국경을 튼튼하고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동시에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안 된다. 당신은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니다. 미국에 대한 사랑을 갖고 합법적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민자 대규모 추방에 따른 비용 문제에 대해 "가격표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불법 입국자들의 마약,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언급하기도 했다. NBC방송은 "미국에 얼마나 많은 서류 미비 이민자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패트릭 레라이트너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과의 지난 7월 인터뷰를 인용해 "대규모 추방 노력은 엄청난 물류적, 재정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청년층, 여성, 아시아 출신자 등 다양한 유권자층에서 지지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미국 국민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 지형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경찰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자 민주당 내부에서 경찰예산을 삭감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에 패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과거 "명분이 있다"며 이 주장에 동조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매우 좋은 통화였고, 양측 모두 서로를 매우 존중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아주 조속히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승리가 결정된 6일 오전부터 지금까지 약 70개국 정상과 통화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다며 구체적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아직 통화하진 않았으나, 곧 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트럼프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원한다면 접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은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해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당시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