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관련주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추진 관련 소식으로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실현성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가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린다고 봤다.
15일 오전 10시30분 코스피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385,000원 ▼37,000 -8.77%)은 전일 대비 9.24% 급락한 38만3000원에 거래됐다. 삼성SDI (250,500원 ▼14,000 -5.29%)와 SK이노베이션 (98,900원 ▼3,800 -3.70%)도 9% 대 급락 중이다. 코스닥에서 에코프로비엠 (129,500원 ▼5,600 -4.15%)과 에코프로 (67,300원 ▼1,300 -1.90%)도 각각 6%, 5%% 대 내림세다.
코스피가 3개월 만에 장중 2400선이 무너진 가운데 2차 전지주는 급락하는 사태도 벌어진 것이다.
2차 전지 관련주 투매의 진앙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권 인수팀 관련 소식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세제 개혁 방안으로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까지 지원되는 세액공제를 모두 폐지할 계획이라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정권 인수팀은 지난 5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여러 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찬성한다고 인수팀에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에 따라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리비알, 니콜라 등이 급락했다.
전기차 세액 공제는 바이든 집권기 나온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것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IRA 폐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IRA에 대해 '그린 뉴 스캠'(Green New Scam·신종 녹색 사기)이라고 칭하는 등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증권가에선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추진이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공약에 필요한 재원 확보용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액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해외 업체들이 공장을 지은 곳은 미시간, 오하이오, 조지아 등 러스트 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실제로 폐지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저기차 세액 공제 폐지는 실현성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증시 2차 관련주에는 주가를 낮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연구원은 " 최근 반도체 칩스법 폐기 우려가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를 악화 악화시킨 것과 같이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취약해진 국내 증시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국내 전기차 관련 업체의 주가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만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