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만원을 무너뜨린지 하루만에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합니다. 지금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각 증권사 담당 연구원들조차 명확하게 바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내년 상반기쯤 바닥을 다질 거라 전망하지만,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7%가량 오른 5만3000원대까지 반등해 거래 중입니다. 연일 외국인들이 던지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이어오다 결국 4년5개월 만에 4만원대로 추락하더니 하루만에 급반등했습니다. 이날도 개장 초부터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다른 창구에서 매수가 나오면서 장중 순매수로 전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조3000억원가량 팔았습니다. 이 주식을 개인과 기관이 각각 4조9900억원, 2165억원씩 나눠 사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장에서 외국인이 5조67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보면 외국인 매도의 대부분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 집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과 개인의 삼성전자 매매 비중이 얼마나 큰지 확인된 만큼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도 삼성전자에 달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하락세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은 부정적입니다. 올 상반기부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잡았던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가를 하향조정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커진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그로 인해 예상되는 불똥 등 복합적인 악재를 안고 있습니다.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된 상태입니다. PC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시장에선 주가 하락 속도와 폭이 너무 과도하다면서도 아직 명확한 바닥 징후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까지 삼성전자 흐름과 경기 하강 리스크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이미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아직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내년 1분기쯤엔 경기 하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국내 증시의 경우 삼성전자의 급락으로 오히려 바닥이 빨리 올 수도 있지만, V자 반등보다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감한 베팅보다는 데이터 증가 여부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면서도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았던 역사를 돌아보면, 비관의 정점에 가까이 간 듯 보여 코스피도 하락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은 다음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번 분기 전망치를 하회하는 경우에 잘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예상은 10조원으로 올해 4분기 예상치 9조8500억원을 상회하지만, 내년 이익 전망치가 점점 낮아지면서 간격이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증시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 하락세가 멈춰선다고 해도 V자 반등보다는 횡보 조정에 무게를 싣고 있어 삼성전자와 한국 증시의 전망은 당분간 우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스토마도 신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