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오는 12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힌 캐나다산 목재와 유제품에 대한 250% 관세는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4월 2일(상호관세 데드라인)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러트닉 장관은 10일 NBC뉴스 인터뷰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3월 12일 여전히 발효될 것"이라며 "캐나다 목재 및 유제품에 대한 250% 관세는 4월 2일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러트닉 장관은 캐나다가 대미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펜타닐 위기를 억제해야 하는 만큼 관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4월 2일에 펜타닐 문제를 다시 살펴볼 것"이라며 "또 우리는 무역, 상호주의 차원의 일반적 무역 문제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펜타닐이 (미국 북부와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게) 중단되면 종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 영향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는 일축했다. 러트닉 장관은 "해외 수입상품에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준비하며 '전환기'를 맞았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방법으로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며 "저라면 경기침체에 베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러트닉 장관도 수입품 가격 상승은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의 식료품 가격이 4월 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수입품 가격은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월 2일부터 부과될 상호관세의 영향으로 "외국상품이 더 비싸지겠지만 미국산이 더 저렴해질 것이고, 그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별로 관세를 협상해 무역장벽을 없애고 우리 농부와 목장주, 어부의 뒤에서 그들이 승자가 되도록 보호할 것"이라며 "이들의 생산 비용이 낮아져 모든 미국인이 승자가 되고, 이 과정은 4월 2일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수입산 신선과일 비중은 60%이고 특정 작물을 제외한 신선야채의 비율도 38%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와 주요 유통업체들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한 달 동안 관세를 면제하기로 하자 정책 불확실성에 흔들렸다. 두 나라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예외 조치는 4월 2일 만료된다. 미국의 무역상대국들에 상호관세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면제를 추가로 연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