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기업어음(CP)을 판매했다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자 홈플러스가 반박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9일 입장문에서 "지난해 주요 재무 지표와 사업 지표가 개선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채비율이 462%로 전년 대비 약 1500% 개선 △매출이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증가 △온라인 고객의 빠른 증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지난달 말 A3에서 A3-로 한단계 떨어졌다. 신용등급이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까지도 홈플러스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CP와 전단채를 판매했다.
당시에도 부채가 많고 일부 채권의 상환이 지연되고 있어 홈플러스가 등급 하락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업계의 의혹이 컸던 상황이다. CP와 전단채는 무담보 상품이라 변제받기도 쉽지 않은데, 신용등급 하락과 회생절차 개시로 홈플러스 두 상품의 신용등급은 가장 낮은 'D(채무불이행)'로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부채비율이 당초 알려진 1409%보다 낮은 400%대라고 반박했으나 이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계상하는 회계처리 방식 차이에 따른 것이라 실질적인 재무 지표 개선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RCPS는 회사가 부실해질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주식이다.
홈플러스측은 "당초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해야 했으나 이같은 결과로 이어지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며 "회생절차로 하루라도 빨리 상거래 채무 결제를 포함해 모든 부분을 정상화하면서 단기자금 채무를 포함한 금융채무도 변제하고, 협력사와 임대점주, 고객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한때 일부 협력사가 납품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나, 관련 대금이 순차적으로 지급되며 제품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 식품업체 가운데 오뚜기 (405,000원 ▼2,000 -0.49%)와 롯데웰푸드 (117,700원 ▲500 +0.43%) 등이 이미 납품을 재개했거나 재개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김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