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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킹달러·채권·증시 `잔칫집`…한국 증시는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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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킴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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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년만에 1400원 넘어


전일比 8.8원 오른 1403.5원 마감


美 국채 10년물 금리 4.361% 터치


외국인 자금 이탈… 삼전 주가 폭락


'트럼프 트레이드' 조짐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400원을 넘어서고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던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식을 외국인들이 팔아치우면서 코스피 지수 전체를 끌어 내리고 있다.


12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8원 오른 1403.5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뒤 짙어진 강달러 현상에 환율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전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와 달러의 가치를 비교한 달러지수는 지난 5일 103.42에서 이날 105.82까지 올라왔다.


'트럼프 탠트럼'에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전날 4.3080%에 마감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최고 4.3610%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공약대로 감세 정책과 대규모 관세 부과를 시행할 경우 내수 경기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정책으로 연방 재정 적자가 크게 늘어나면 신규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현재보다 약 70bp(1bp=0.01%포인트) 높은 연 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은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환차익이 줄고, 고금리 채권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지수가 100을 넘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된 지난 9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3조483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22조원 이상 순매수 포지션을 지켰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이같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삼성전자에서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아 치운 삼성전자 주식은 14조6182억원이다. 전체 주식시장 순매도 금액보다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이 더 컸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투자한다고 하면 일단 삼성전자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며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큰 만큼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주식시장도 휘청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거세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2일 2681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2482.57로 내려 앉았다. 지난 8월 5일 글로벌 증시가 동시에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99일만에 2500선을 내줬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44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46거래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공포심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만한 재료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경기 모멘텀을 강화시킬 재료가 있어야 한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우려보다 약하다는 시그널이 나오거나, 우리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증시에 선반영된 '트럼프 공포'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 다소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며 매력도는 높아졌지만 수급 유입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 등 반도체 종목에 선반영된 트럼프 리스크가 취임 후 해소되며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남석 기자(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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