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약세… 내년도 둔화, 한은 기준금리 2.25%까지 인하”
- 내년 상반기 환율 1450원 예상
글로벌 IB(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2.25%까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전무)는 26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열린 ‘2025년 한국 거시 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이유로 먼저 ‘수출 둔화’를 꼽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약화는 이미 올해 하반기 시작됐고 투자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부진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은 0.1%였다. 그는 “내년에 확장 재정 정책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올해에 비해 긴축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미 공언한 대로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한국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략 물품’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산 물품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언급한 점도 “극단적 리스크는 제거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진한 성장 전망과 함께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현재 3.25%인 기준 금리를 향후 2.25% 수준까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금통위원 대부분이 향후 3개월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그 사이 부진한 3분기 GDP가 발표됐다”며 한은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2.50%보다 기준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이번 달에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인 신호가 나올 것”이라고 점쳤다.
아울러 그는 내년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제 관세 정책과 한국의 순외화자산 규모 등에 따라 원화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내년 1월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발표되면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만큼 원화가 위안화나 여타 아시아 통화와의 동조화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