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차 시총 하루 새 100억유로 증발
미국 차 주가 폭락...GM 8.99%↓
스텔란티스·포드도 동반 하락
산루이스포토시에 있는 제너럴모터스 멕시코 공장 입구. <자료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26일(현지 시각)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자동차 제조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에서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의 공언으로 통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유럽 자동차 및 부품사 주가는 즉각 타격을 받았다.
이날 유럽증시에서 범유럽 주가지수 STOXX 600의 자동차·부품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83% 하락했다. STOXX 600 전체 지수가 0.57% 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더 컸다.
폭스바겐 주가는 2.76%, 스텔란티스 주가는 5.68% 하락했다. BMW는 1.18%, 다임러 트럭은 6.01%, 볼보는 0.78% 각각 내렸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는 2.52% 떨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의 시가총액이 이날 주가 하락으로 약 100억유로(14조7000억원)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대니얼 로스카 번스타인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관세가 이행되면 미국 자동차 산업에 재앙이 될 것이며 폭스바겐이나 다른 유럽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미국업체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GM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8.99%나 하락한 54.79달러로 장을 마감, 202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크라이슬러·피아트·푸조·지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 주가는 5.68% 하락했고, 포드 주가는 2.63%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매년 캐나다와 멕스코 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부품이 970억 달러(약 135조4000억원), 완성차가 400만대가량이라고 추산했다.
만일 트럼프 방침대로 25% 관세 부과 시 미국이 수입하는 차량 평균 가격이 3000달러(약 418만원) 정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올해 미국의 경량 차량 판매 전망치 1600만대 가운데 6%가량인 100만대 정도의 수요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업계에서는 벌써 수요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에서는 연 380만 대가량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이 중 90% 이상은 수출용이며 그중 80%는 미국으로 향한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는 관세가 높아지면 기업별 주당순이익이 GM과 스텔란티스는 50%, 포드는 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