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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블프인데 한국보다 비쌌다…킹달러에 놀란 직구족 '변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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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3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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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직구 지형변화

직장인 김모(42)씨는 캠핑용품을 살 때 해외 직접구매(직구) 사이트를 종종 이용한다. 그는 미국의 연말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11월 29일·이하 블프)’를 맞아 직구 사이트를 둘러보다 지갑을 닫았다. 국내에서 37만9000원에 살 수 있는 미국산 등산 가방을 직구할 경우 259달러(원·달러 환율 1400원 기준, 약 36만2000원)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200달러 넘는 물건에 관세가 붙는 데다 해외 결제 수수료, 통관비까지 고려하면 굳이 직구할 이유가 없다”며 “환율 때문에 블프 할인 매력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해외 직구족이 기다리는 블프 주간의 쇼핑 열기가 예년보다 시들할 전망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가치가 1400원을 넘나들 정도로 고환율 추세기 때문이다. 블프 주간에 할인을 10% 받는다 하더라도 환율이 10% 오르면 혜택이 사라지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환율 부담이 적은 중국·일본 직구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3년 대체로 상승세를 탔다(원화가치는 하락). 2022년엔 1분기 1205원에서 4분기 1357원까지 오르며 평균 1200원대를 기록했다. 2023년엔 1분기 1276원에서 4분기 1320원으로 올라 평균 1300원을 넘겼다. 올해는 1분기 1329원에서 3분기 1358원으로 1300원대 중반도 넘어섰다. 그만큼 달러로 결제할 때 직구 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해외직구액(3분기 기준)은 2022년 1조4400억원, 2023년 1조6000억원, 2024년 1조91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국가별 통계를 들여다보면 환율에 따른 명암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2022년 5500억원에서 2023년 8000억원, 2024년 1조1600억원으로 해외직구액이 2배 이상 불었다. 일본도 2022년 1000억원에서 2024년 130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46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나 홀로 뒷걸음쳤다.


김영희 디자이너

실제 ‘킹달러’ 최대 수혜자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란 관측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7일부터 일부 제품을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11월 11일)와 같은 가격으로 할인해 파는 블프 행사를 시작했다. 테무도 일부 제품을 최대 90%까지 할인해 판다. 블프 기간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쉬인은 1년 전보다 매출이 16%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통관을 맡은 관세청이 바빠졌다. 중국발 직구 급증에 따른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 이른바 ‘짝퉁’ 단속에 한창이라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짝퉁 직구 제품의 97.2%가 중국산(홍콩 포함)이었다. 평택세관에선 1차로 항구에 들어온 선박의 물품 목록을 보고 의심되는 품목을 걸러낸다. 특송물류센터로 들어올 때 X선 판독으로 일일이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는 2차 작업을 거친다. 판독 직원이 현장 근무자에게 알려주면 짝퉁이나 모의 총포, 불법 의약품 등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따로 빼낸 뒤, 직접 포장을 뜯어 맨눈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관세청은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25일부터 12월 6일까지 2주 동안 특송화물과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는 직구 식품에 대해 안전성 집중검사를 시행 중이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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