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계엄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름세…4.7% 증가
금 한 돈 53만 원 선 돌파…"내년까지 강세 이어질 것"
대전일보DB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게 요동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24k)값은 g당 12만 5650원에 장을 마감, 지난 3일 종가인 g당 12만 원보다 4.7% 증가했다.
최근 등락을 반복하던 금 가격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순금 1돈(3.75g)의 소매가는 53만 원 선을 돌파했다. 올 들어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거듭하며 연초 대비 33% 이상의 상승 랠리를 나타냈는데, 이는 미국 증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상승률(약 15%)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역에서도 금에 대한 수요가 변화 흐름을 타고 있다.
대전의 한 금 거래소 관계자는 "상황을 보며 금을 꾸준히 매입하는 분들이 꽤 계신다"며 "전반적인 수요 역시 귀금속 형태에서 매매가 수월한 제품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값은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감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겹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왔다.
이런 배경에다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증권·외환 등 자본시장이 요동치자, 국내에서도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은행을 통한 골드바 판매액 규모가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취급하는 골드바가 지난 4일에만 15억 원 넘게 팔렸는데,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이 하루 평균 7-8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엄사태 이후 골드바가 5대 은행에서 하루 평균 10억 원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며 "골드바는 부가가치세나 수수료 등이 발생하고 보관도 용이하지 않다. 그럼에도 현 정국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현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세계적으로도 최대 금 수요국인 중국의 금 수요가 회복한 데 따른 영향이다.
지역 한 경제 전문가는 "금 가격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2분기엔 더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국내에서도 정국 불안에 따른 금 파생상품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지선 기자(gzazoo88@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