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말연시 거래량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수출주와 금리 민감주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키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말 폐장과 신년 휴장으로 인한 거래 부진 가능성,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7일 국무총리 탄핵안 가결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키움증권은 이번 주(12월 30일~1월 3일) 코스피 예상 범위를 2350~2480포인트로 제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기업 채산성 악화와 외국인 순매도 지속으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의 환율 수준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과도하게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700bp(1bp=0.01%)까지 치솟았던 것과 달리, 현재는 35bp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직전 주 대비 크게 감소했다. 23일 주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130억원에 그쳐, 13일 주간 1.9조원의 순매도와 비교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향후 증시 반등 요인도 존재한다. 한국의 12월 수출 증가율은 4.0%로 전망돼 11월(1.4%)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스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4배 수준으로 연중 저점인 0.83배에 근접해 있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낙폭이 컸던 수출 관련 종목이나 금리 상승에 민감한 바이오 등 업종을 중심으로 한 분할 매수 전략을 주중 투자전략으로 제안했다. 특히 최근의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종목들을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지난 27일 미국 증시는 연중 20% 이상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금리 상승 부담으로 하락 마감했으나, 이는 추세 전환보다는 일시적 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더해져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경제 이원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