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보합 및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등 시장 불확실성이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하반기 시장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먼저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 탄핵 정국, 대외 신인도 하락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 부동산 시장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합세 내지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도 “탄핵소추 정국과 이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으로 내년 상반기는 상당한 관망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4분기의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 집값 고점 상황 속에 연초 계절적 비수기까지 맞물렸다는 점에서 상반기 시장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탄핵 정국 지속 여부 및 경기 여건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권대중 교수는 “탄핵 정국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시장을 살리는 정책이 나오면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상욱 대표는 현재 매매시장 상황을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와 비슷하다고 평가하면서 “하반기 이후는 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집값이 상반기에는 일단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월세 시장은 다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면 그만큼 수요가 전월세 쪽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매매거래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가격이 정체된다면 반대급부로 임대차 쪽은 움직일 수 있다”며 “탄핵 정국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경기 전반이 침체 국면으로 빠지면 구매 심리가 살아나기 더욱 어려워서 전월세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한다는 점도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함영진 랩장은 “경기도 입주물량이 평년 10만가구 정도였으나 올해는 6만가구로 줄어든다”면서 “통상 서울의 전세가가 불안하면 경기에서 이 수요를 받아줬는데, 내년에는 경기도가 그 역할을 못 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전세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입주 물량은 줄어드는데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는다고 가정하면 임대차 가격이 매매보다는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에 매매시장 관망세로 집값이 보합 내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을 위해 매수자 우위 기회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랩장은 “집 구매를 마음먹었고 전세금 정도 준비돼 있다면 거래 소강상태로 매수자 우위에서 교섭력을 갖고 물건을 고를 수 있을 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다만 무주택자로서 첫 주택을 구입한다거나 갈아타기를 할 때이며, 수도권에 한정해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매일경제 이하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