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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퀀텀점프할 때, 지방은 끝모를 하락만…부동산 시장 초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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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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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超)양극화 시대]①

[편집자주] '중간'이 사라졌다. 저성장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자산 규모가 양극화하고 '삶' 자체에서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초(超)양극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초양극화 현상은 공동체 구성원의 공통 목표와 가치를 설정하기 힘들게 한다. 통합에 악영향을 미치고,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저출산 문제에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초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고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 본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게시된 대형 평수 매물 안내문. 2024.12.18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의 극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의 집값이 폭등할 동안 지방 주택시장은 외면받고 집값은 하락했다. 청약시장도 마찬가지다. 수천 개의 통장이 서울 신규 분양 단지에 쇄도할 동안 지방 신축 분양아파트는 미분양을 면치 못한다.


최고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용산구 한남동에서는 100억원이 넘는 주택 거래도 심심 찮게 일어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61명은 최근 86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반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는 최근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과 소유하지 않은 사람과의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면 최근엔 주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의 양극화도 나타난다. 자산의 양극화를 넘어 '삶' 자체에서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한국 사회는 초(初)양극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종합주택 매매가는 0.01% 상승했다. 수도권은 0.11%, 서울은 0.20% 올랐다. 모두 전달 대비 둔화했지만, 상승세는 유지했다.


반면 지방 종합주택 매매가는 0.09% 하락하며 전달(-0.06%)보다 하락폭을 더 키웠다. 서울과 수도권이 지난 5월 이후 계속 상승한 반면 지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서울의 강남 3구를 비롯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요 지역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6월 0.17%, 7월 0.14% 하락하며 상반된 분위기였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의 초양극화도 나타난다. 특히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집값 상승기와 2020년~2021년 집값 급등기를 거치며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자산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그래픽=김지영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년 기준) 다주택 자가 가구와 무주택 가구 간 자산 격차는 15.6배에서 19.0배까지 벌어졌다. 서울의 경우 무주택 임차 가구에 비해 1주택 자가 가구는 6.5배에서 9.5배로, 다주택 자가 가구와는 16배에서 20.7배까지 격차가 커졌다.


최근엔 유주택자들 간 양극화도 심화한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는 서울 상위 20%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 평균 5.5채를 구입할 수 있을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개별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더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가 지난해 11월 54억9000만원에 거래될 때,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4단지 전용 84㎡는 같은달 4억5000만원에 손이 바뀌었다. 두 아파트의 차이는 50억4000만원, 도봉구 소재 아파트 13채와 서초구 아파트 1채가 맞먹는다.


전국으로 넓혀보면 수십 배로 격차가 벌어진다. 자산가액 기준 상위 10% 가구의 평균 주택 가액은 12억5500만원으로 하위 10% 평균 주택 자산 가액(3100만원)의 40.5배 수준이다.


청약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지난해 서울 1·2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13.4대 1을 기록한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경쟁률은 7.7대 1에 머물렀다. 서울 등 수도권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완판되는가 하면 지방 아파트는 부진한 경쟁률에 미분양·미계약 문제를 해소하기도 벅차다.

한국 사회 '양극화' 뉴노멀로 자리 잡아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아파트 시장의 상위 20%, 하위 20% 간 가격 격차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오전 남산타워에서 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4.4.3

부동산 시장 내 모든 지점에서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예컨대 △아파트와 비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선호 브랜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강남과 강북 등 모든 지점에서 사람들은 아파트·프리미엄·수도권·강남만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를 비롯한 주요 지역만의 집값 상승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에서 선행됐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도쿄 23개 구의 신축 맨션(아파트) 평균 가는 1억1483만엔(약 10억2000만원)으로 최근 5년간 중심지 가격만 60.8%가 오르며 외곽 지역 대비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며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등 자산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빈자와 부자 간의 소득과 자산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이는 선진국병으로 봐야하며, 경제가 발전하고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는 한국 사회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의 양극화를 넘어 부자와 빈자 간 물아(物我)의 양극화 현상까지 한국 사회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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