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형사기동1계는 2일 오전 9시부터 무안공항,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곳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동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179명이 숨진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의 사고 원인 규명과 형사상 책임이 있는지 들여다보는데 필요한 증거물 확보 차원이다.
현장에서 수사관들은 사고가 난 항공기의 운행·정비·시설과 관련된 전자 기록·서류 일체를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참사의 원인·경위를 놓고 거론되는 여러 요인과 의혹, 제기된 가설에 대해 두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형사 입건자는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에 대한 검토·분석 결과, 참고인 진술, 목격자 증언 등을 두루 검토해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따져본다. 수사 과정에서 책임자가 가려지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국내 최대 규모 항공사고로 사안이 엄중하고 정부 차원의 책임 규명 약속이 있었던 만큼 수사 경과에 따라선 형사처벌 대상도 나올 전망이다.
참사 직후 경찰은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이 이끄는 수백명 규모 전담 수사본부를 차렸다.
명규재 전남경찰청 형사기동1계장은 "사고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증·검토하고 있다. 사고에 이르게 된 인과관계에 과실이나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책임자를 가려내 형사처벌할 수도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밝혀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닷새 전인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만으로 비상 착륙하려다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를 정면충돌하고 폭발했다.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는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66명 사망·44명 부상)보다도 사상자가 많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다.
뉴시스 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