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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새 격전지는 로봇…삼성전자도 휴머노이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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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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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로봇 개발경쟁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24’를 찾은 관람객들이 레인보우로보틱스 부스의 로봇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가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의 빅테크 경쟁이 점차 사람 모양의 로봇 기술로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코스닥 상장사인 로봇개발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기존 14.7%에서 35%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사에 868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가 됐다. 삼성전자는 당시 확보한 콜옵션(주식 우선 매수권)을 이번에 행사해 2년간 총 3545억원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향후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연구 중인 AI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향후 로봇 관련 원천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삼성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공동창업자(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삼성전자 고문 겸 초대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아 조직을 이끈다. 우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양팔로봇·자율이동로봇 등을 삼성전자 제조·물류 현장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을 중심으로 극비에 로봇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중앙일보 2023년 8월 3일자 15면)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인 전략 검토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AI의 발전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플랫폼인 로봇 시장에 이미 눈독을 들이며 경쟁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년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훈련용 소형 컴퓨터 제품 ‘젯슨 토르’를 출시할 계획이다. 직접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닌, 로봇에 탑재될 AI 반도체부터 훈련용 소프트웨어까지 관련 기술개발 도구를 팔겠다는 전략이다. 디푸 탈라 엔비디아 로보틱스·엣지 컴퓨팅부문 부사장은 지난해 6월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생성 AI의 등장으로 로봇 공학에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엔비디아는 이제 로봇을 위한 플랫폼 회사”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올해 초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 1X 테크놀로지 등에 투자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주목하고 있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 공장에선 2025년 말부터 수천 대 이상의 옵티머스 로봇이 시범 생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는 공개석상에서 “로봇을 생산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기차를 파는 것”이라 말할 만큼 AI와 로보틱스 결합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휴머노이드가 인간과 비슷한 혹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의 AI인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앞당길 도약대로 보고 있다. AI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로봇 행동 데이터를 쌓아 AI가 사람과 최대한 유사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려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발전하면 물건 운반과 정리·위험물 처리·구조 활동 등에서 쓰임새와 잠재력이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오는 2032년께 인간형 로봇 시장 규모가 287억 달러(약 42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권·권유진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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